이상하게 저도 매년 이맘때가되면 옛날 생각에 맘이 아련해지고 시골의 저녁풍경이
그리워 지네요, 엄마는 불때서 밥해먹고, 농사일에 산에가서 나무도해오고 하던엄마.
아버지는 일도 안하고 밖으로만 돌고 그러다 딴집 살림을 차리고 살은 양반이고요.
술먹고 울집으로 올라올때면 동네 마을회관부터 소리지르고 술주정을 하면서 울집으로
올라오던 무섭고 싫었던 아버지.한량처럼 노는거 좋아하고 가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은 아버지덕에..ㅠ 저는 그 시절에 중학교 문턱을 가보지도 못하고 14살 어린나이에 객지로 내몰렸지요,
중학교 원서를 내야하는데..ㅠ 집안형편 뻔히아는 제가 어찌 원서를내요, 일찌감치 중학교 가기를 포기하고. 제 밑으로 남동생 둘이나 떡 버티고있지.오빠둘도 도시에서 고등학교 .중학교 다니던 시절이니 계집애인 제가 중학교를 가는건 정말 꿈도 못꿀일이었지요,
그 시절만해도 80년대 라서
여자는 국졸만해도 된다는 그런말이 돌던 시절이었지요, 남자는 어찌하던 가르쳐야 하던 시절이고요,친구들 다 중학교 가던시절이라 저는 집에 있기도 챙피해서 도시로 공장에 돈벌러 나오게 된셈이었지요,그길로 집에도 잘안가고.명절에도 그냥 기숙사서 보내고 집이랑은 사실 연락을 끊고 살은 셈이었지요,
집 떠나오니 그래도 좋은게 뭐냐하면 부모가 싸우는 꼴을 안보고 살으니 그렇게 좋고, 떠나올땐 엄마랑 떨어지기 싫어 뒷뜰에서 조금 울었지만요,엄마는 그런 나를보고 그냥 집에서 있으라구 가기싫음 너 돈벌러 안가도 된다고요, 안갈수가 있나요, 제가 나가 벌어야 오빠 학비를 보테주죠, 3째 오빠 제가 번돈으로 고등학교 졸업했다구 너 아니었으면 오빠 고등학교 졸업도 못했다고. 큰 고모가 그랬어요. 고모가 월급날이면 회사 앞으로 왔거든요,
제게 돈 받으러요.그돈 모아놨다가 고모가 오빠 등록금 내고 그렇게 살던 시절이었네요,
울집보다 더 찢어지게 가난한집도 수없이많았구요, 도시락도 못싸서 학교오던 애들도 많았던 시절이었지요. 정말 배고픈 시절이었지요, 그래도 우린 한번도 도시락을 싸가지 못한적은 없던거 같았어요, 책가방도 없어 보자기에 책을 싸서 어깨에 둘러메고 다니던 친구들도 많았는데.
나랑, 동생들은 그래도 엄마가 가방사줘서 책가방을 메고다녔구요, 옷이랑 신발은 가끔 엄마가 얻어다가도 입히고 명절에 한번씩은 사서도 입혀주고 그랬던 기억이네요,
도시락도 우린 엄마가 보온 밥통을 사서 싸줘서 갖고 다니고요,ㅎ 친구들은 양은 도시락에 사와서 교실 난로에 올려놨다 점심을 먹던 풍경이 생각나네요.
그 시절 도시락 반찬이 뭐가있어요, 김치가 전부인 시절이죠, 엄마에게 매일 볶은 김치만 싸달라고 저는 그랬네요,ㅎ
다른건 필요 없다구요, 가끔 엄마가 멸치볶음 .오뎅 한두번 싸줬나 것도 손에 꼽을 정도지요,
지금 제가 볶아먹는 김치가 그때 그시절 엄마가 해주던 김치볶음보다 사실 맛은 없는거 같아요,
그땐 음식이 귀하던 시절이라. 뭐든 맛있던 시절이었지요, 엄마가 당원만 넣고 해주던
솥에 누릉지처럼 눌려서 해주던 밀가루빵도 생각나고, 화롯불에 냄비에 신김치넣고 끓여주던 청국장 찌개도 그립고, 참말로 이래저래 서럽고.남자 형제들 많은 틈바구니에서
여동생 하나라고 오빠들에게 귀염받고 살은 기억도 없구요, 왜냐하면 너무도 어린 나이에
우린 다들 떨어져 살았으니요, 오빠들은 도시서 할머니 손에 학교 다니고요,
형제도 어려서부터 한집에서 살아야 정이 들지요, 지금도 오빠들이 사실 만나면 저는 아직도 서먹하고 그럴때가 있네요,ㅎ오빠 소리도 손에 꼽을 정도로 해본적이 별로 없었구요,
아버지 정을 제대로 받아보길 했나 오빠들 정을 받아보길했나.ㅎ 그래서 제가 남자의 정이
많이 그리워하며 살았어요,ㅎ남편에게 그런정을 첨에 바랬더니 너무도 제가 바라는 남자정을 채워주질 못해서 참 남편에게도 많이도 서운해하며 살았던 기억이 있었네요,
제가 가방끈이 너무 짧아서 한때는 그게 그렇게 기가죽고. 남들앞에 자격지심 말도 못하게 많았었죠,ㅎ 내가 많이 못배워서 내 아들은 내가 무슨 수를 써서래도 꼭 대학교를 가르치고 말테다 이럼서 아들에게 내가 돈없어서 그 시절에 고등교육 배우지 못한 설움을 그 한을 저는 풀었네요,ㅎ 오빠들이 친정 모임에서 술만 취하면 제게 지금도 미안해 하네요,ㅎ 여동생 하나있는거
오빠들이 무능해서 고등교육도 못가르친게 자기들도 가슴에 한이었나봐요,
그래서 제가 그랬지요, 그런소리 말라고요, 대학교 나온 여자보다 내가 더 똑똑하니 암걱정 말라고요,ㅎ 그리고 대학 나온여자 이마박에 써붙여 놨냐. 대학 나왔어도 나보다 지혜가 모자르고
어리숙하고 바보같이 사는 여자들이 넘치는 세상이라고요,ㅎ 그랬더니 오빠들이 말이래도 네가 그렇게 해주니 고맙다고 하데요
,나 이제 걱정 없어요. 아들놈 하나 있는거 취업잘되서 직장 잘다니고 있겠다 남편 성실하고 착하고 내속 여자 문제로 속안썩이지, 남들 부러울거 하나도 없네요,ㅎ우리 식구만 다들 건강하면 더 이상 바라는거 암것도 없네요,ㅎ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젊은 날 하마터면 방황하고 그러다가 나쁜길로 갈수도 있던걸 잘 참고 그 고비를 넘겨온 내가 기특하고 그래도 참 이만큼 잘 살아내온 내가 대견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