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겐 아이로
소녀에는 소년으로 소년에겐 소녀로
처녀에는 청년으로 청년에겐 처녀로
늘 고운 손수건을 들고
외로움에 떨고 있는 그에게 다가와
눈물 닦아주고 등 두드리시는 당신
당신은 왜 그리도 그들을 사랑하시나요
결혼식장에서 기뻐하고 장례식장에서 슬퍼하고
이혼하고 아파하고 병들어 신음할때
상처를 싸매어 약주시고 다독이시는
변함없는 자비의 당신
당신은 왜 그리도 그들을 못잊으시나요
돌아선 사람도 떠나간 사람도
욕하는 사람도 반항하는 사람도 교만한 사람까지
기쁘면 노래하고 기약없는 이별의 자리까지
가슴으로 대신 눈물 받으시는 당신
당신은 왜 그리도 그들을 아끼시나요
산부인과 태어난 아기 울음도
숨 헐떡이며 떠나는 영안실의 임종까지
눈물의 의미와 한숨속에 찾아와
잘살아라 너무 고생많이 했지 위로하는 당신
당신의 왜 그리 그들을 놓지 못하시나요
나그네 인생길 구절양장 험한길
네 이름을 버리지 말라 끝까지 참아 내라
천막친 철거촌에 구걸하는 다리밑에
애처러운 눈길로 바라보시는 영원한 당신
당신은 왜 그리 돌아서지 못하시나요
갈데없는 서울역 노숙자 깡통옆
동전을 던지고 가는 신사의 마음속
죽어도 살고 살아도 살자 울부짖는 금식의 눈
판자촌의 할머니까지 어루만지신 당신
당신은 왜 그리 애처러워 가슴 태우시나요
당신, 당신을 닮고 싶습니다
당신의 생각을 적어 놓은 말씀따라
당신을 사랑하고 싶은 가슴을 모으고 세워려
그 언덕에 가 보았습니다 거기서신 당신
당신은 왜 그리 아파하며 서서만 계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