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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사랑이야기(첫방사) - 모두다


BY 今風泉 2003-08-09

■ 인류의 사랑이야기 ■

  >> 제1탄 : 첫放射 <<

1
모든 창조는 다 마쳐졌다. 엿새만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을 역사적인 창조가 이루어 진 것이다.

하늘에도 강이 흐르고 땅에도 강이 흘렀다. 하늘 위에 흐르는 강은 사람을 늙게하는 햇빛속의 독소를 모두 걸러주고 땅에 흐르는 강은 생물들에게 생명의 물을 공급하며 흐른다.

부족함이 없다는 태초의 터전이다. 영원을 노래할 수 있는 동산이다.
이 땅, 아름다운 선물은 무엇이든 할 의향만 있으시면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신 분이 주신 선물이다. 모든 생명이 감사 했다. 이런 창조의 능력을 가진분을 만난 것은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동산을 만든 그분이 자신이 만든 남자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했다.
 
“어떠냐? 이 땅이 맘에 드느냐? ”
“네, 정말 보기에 좋습니다.”
“그래, 그러나 무언가 허전한게 있는 것 같지 않느냐?”
“네, 그렇습니다. 단 한가지....”
“무엇이냐?”
“ 혼자 있는 것은 싫습니다.”
“그래, 그럴테지 그럼 이렇게 하자”

그분은 그 남자를 잠들게 하고 그 남자의 몸중에서 일부를 취하여 능력을 불어 넣었다.

“자, 내가 너와 함께할 짝을 준비 했다. 정말 잘 지내거라”

남자의 외로움을 달래줄 사람은 여자라고 했다. 너무 아름다운 사람, 여자! 그여자를 본다.
 
푸른 초원에 서면 풀까지도 다 하얗게 변해버릴 것같은 티하나 없는 투명하여 속이 다 비추일 것 같은 여자의 눈부신 피부색. 이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주시다니.....

그는 그분의 손에서 그녀를 인계(?) 받았다. 여자가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굴리며 향긋한 미소로 남자에게 다가 왔다.
그들은 외롭지 않았다. 그들이 창조한 그 분에게 인사를 하고 발길을 돌리려는데...

“잠깐!”
“네, 말씀하세요..”
“내가 너희에게 한가지 부탁할 말이 있느니라”
“........”
“지금부터 명심해야 할 일은 너희에게 준 이 터전을 자유롭게 이용하되, 오직 하나 저기 동산가운데 있는 나무 실과는 건드리지 마라. 너희에게 부탁하는건 이거 하나다. 그 외의 모든 것은 너희가 다스리고 소유할 것이다. 알겠지..?”

두 남녀는 읍하고 공손히 ‘예’라고 대답 했다. 혼인 서약을 하듯..
그분은 떠나 가고 이제 남은 건 두사람과 그들이 누릴 자연속뿐이다.

남자와 여자는 그분이 주신 미지의 동산을 밟아 나갔다. 손을 잡고 갔다. 사람을 의식하지 않은 동물들이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다. 기린은 고고한 집승임에 틀림없다. 긴 목을 빼고 높은 나무의 풀을 입에 넣고는 유유자적 한다.
 
여자의 모습을 바라보는 남자의 애틋한 눈빛이 참으로 성스럽다. 여자의 몸은 가히 환상이다. 하늘을 다 담을 것 같은 눈동자와 풀바람에 날리는 머리카락. 백조 닮은 목덜미와 황새처럼 긴 다리. 특히 그를 감격하게 하는건 그녀의 볼륨있는 동산과 그 아래의 점을 찍어 놓은 배꼽. 그리고 가장 신비한 곳에 보이듯 보이지 않듯한 신비의 샘.

오염되지 않은 이 동산은 본래 옷이 없다. 아무도 없는 동산에 옷이 필요 없는건 당연하다. 사시사철이 봄이고 가을이어서 늘 따사로운 낙원. 이 너른 산에 그들만이 주인이라니....

“저쪽으로 갈까요...”
“그러세요...”

그들의 나신이 햇살을 받아 눈부신데 아무도 요염하거나 음란한 눈으로 보는이는 없었다. 본래 이 땅엔 아직 더러움이 들어 온적이 없기에 부끄러움이나 시기나 훔쳐봄은 존재하지 않았다.

2

비가 온다. 아름다운 비가 온다. 분수같은 비가 하늘로부터 내린다. 하늘의 구름이 모여서 내리는 비가 아니다. 하늘을 가로지른 하늘강에서 꽃술같은 비가 내리는 것이다. 풀들이 젖는다. 나무도 젖고 자연 모두가 알맞게 젖으면 비는 멎고 햇살이 지나간 자리에 무지개가 떠오른다.

꽃이 웃으면 나무위의 새들이 노래하고 물고기 지느러미를 떨면 바다로 갔던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강으로 들어오고 아름답고 행복한 것 말고는 존재하지 않는 聖土. 이 장관을 누리는 이는 첫 남자와 여자뿐이었다.

“이리와 보시오!”
“저기좀 보세요. 저 강은 어디서 오는 걸까요?”
“응 그 강은 비손 강이지. 금이라는 금은 다 모여 있는 땅 하윌라라는 곳에서 흘러 오는 강이지”
“그렇군요. 강이 시작되는 곳에 가보고 싶네요...”

나신의 남자는 강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했다.
비손강과 기혼강이고 셋째 강은 헷데겔이고 넷째강은 유부라데 강이라고 설명하기 시작 했다. 그 남자는 모두를 알고 있는 듯 했다.

두 사람은 좀더 걸었다.
동산의 중앙에 있는 나무가 보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 샘이 하나 있고, 그 맑은 샘물이 네갈래로 갈라져 흘러가고 있는데  좀전에 남자가 설명하던 네 강의 근원이 바로 여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봐도 동산은 소박하고 아름답고 예쁘고, 쉴 수 있고 노래할 수 있는 그런 터전이었다. 있는 것은 모두가 기쁨뿐이고 희망이고 사랑이고 꿈과 같은 부푼 것들 뿐이었다.
 
“그대는 내 뼈중의 뼈요 살중에 살이오. 그분이 말씀 하시기를 그대는 나의 몸의 일부로 만들었다고 말씀하셨소”
“맞아요. 저는 당신의 것이예요. 당신이 원하는대로 나의 모든걸 드려야 하고 그것이 나의 행복이예요.”
“고맙소. 그분께서 이곳을 우리에게 맡기시면서 이 넓은 동산을 누리는 것과 더불어 이 동산을 잘 가꿀 사명이 있다 하였소. 누가 무슨 말을 하든 우리의 동산은 지켜져야 하오”
“알겠어요. 당신의 뜻을 지키겠어요.”

둘은 발닿는 자리마다 아름답게 피어난 풀꽃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산책을 계속 했다.

“시장하지 않소?”
“네...조금..”
“그러면 저 쪽으로 갑시다. 거기에 아주 선한 나무가 있지“  

동쪽 강을 지나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아름다운 기암절벽이 있고 그 기암절벽에는 노인의 수염과 같은 폭포가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며 아래 물 호수로 떨어지고....

“와! 걸작이예요!”
“이걸 어떻게 만드셨을까?”
“그 분은 모든걸 할 수 있으시잖아요. 당신 같이 우람한 동산지기도 만드시고 저를 지키고 보호하게 하셨잖아요 ^^”
“그렇구려. 그분은 『스스로계신자』라고 말씀하셨소..”

둘은 그분을 칭송했다. 그도 그럴것이 이다지도 풍요로운 동산과 영원히 싫증나지 않을 배필을 선사한 그를 칭송하지 않을 수는 없지 않은가.
“배고픈데 뭘좀 먹게해 주세요”
“그럽시다. 자 저 폭포 옆으로 가면 오솔길이 있소. 세상의 나무라는 나무는 다 부러워하는 나무중의 나무가 그곳에 있소. 이름은 십이과나무요”
“십이과?”
“그렇소. 열두가지 과일이 달리는 나무요. 그 과실은 우리의 생명의 공급원이고 쉬지 않고 열리는 영원한 생명의 양식이오.”
“그렇군요. 어서 보고 싶네요^^”

두사람은 그 귀하다는 나무를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목이 좀씩 마르고 참으로 아름다운 과실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는데 그들의 몸상태를 읽은듯 폭포가 뿜어내는 청초하고 신선한 바람으로 인해 그들은 더욱 촉촉해져 피부가 윤기를 더해가고 있었다.

“아! 저기 저 아름다운 나무가 그 나무인가요?”
“맞아. 저 나무야. 어서 갑시다”
“정말, 여러 가지 과일이 달렸네요...”
“저 나무는 우리의 것이오. 정말 그분이 준 너무나 귀한 나무요. 감사합시다.”

그들은 두손을 모았다. 그리고 그분에게 감사를 드렸다. 나신위로 비둘기 두 마리가 날으고 사자가 풀을 뜯다가 신이났는지 덤불링을 하고 있었다. 동산에는 모두가 과실과 풀을 먹는 것 말고는 다른 동물은 없기에 동물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도 모두가 아름다운 노래 뿐이었다.   

3.

말 그대로 십이지과 나무다.

형형갓새그 열두가지 과일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나무의 본 이름은 십이지과 생명나무였다. 그들은 아름다운 손으로 과일을 땃다. 그리고 서로를 응시하며 아주 정다운 모습으로 과일을 먹여준다. 동산 속에는 아직 먼지하나 없는 상태였으므로 그들은 즐거움 외에 느끼는 건 없었다.

그들 앞으로 호랑이가 어슬렁 어슬렁 걸어 왔다. 그 뒤를 따라서 사슴이 깡충깡충 따라오고 비둘기떼가 공중을 돌아 내려 앉았다. 함께 풀밭을 달리며 딩굴고 장난질을 하는 동물들의 모습에 취한 나비와 벌들이 춤을 추고 풀밭에 피어난 꽃이 기지개를 펴는데 그 꽃나무의 이름은 칠면화라고 하고, 그는 일곱가지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렇듯 동산의 모든 생물은 평화와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하여 만나는 것들마다 아름답다는 고백뿐이었다. 이는 아직 동산에 죄라는 먼지가 들어 온적이 없기에 더럽고 추하고 상하고 어지럽고 무질서한 것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남녀는 싱그러운 과실로 배를 채우고 여유롭게 새 동산을 더 살피기 위하여 걸음을 옮겨 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이 풀향에 젖었고 여자의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는데 그 모습에 젖은 남자의 가슴엔 영광의 강물같은 사랑이 솟아나고 있었다.

발가벗은 남녀는 서로 꼭 껴안았다. 새들이 축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들짐승들이 춤을 추기 시작 했다. 물고기들이 지느러미를 흔들며 아름다운 쇼를 보여주고 있고 하늘강에서는 분수같은 꽃비를 뿌리니 동산은 동산은 축제요 보기에 너무 좋았더라.....

밤이 되려나 보았다.
빛이 초원을 한바퀴 돌아 산뒤로 잠자러 가면 밤을 장식하는 만가지 은혜들이 축하의 노래를 부른다. 별은 깜박이면서 노래를 부르고 달은 웃으면서 발레 같은 빛으로 춤을 추고 낮동안 곤하게 뛰놀던 동산의 생명들은 쉼의 눈을 감는다. 연록색으로 빗어진 풀밭마다 곤충들이 속삭이면 온통 동산은 적막강의 고요만이 펼쳐지는데..

한쌍의 여자와 남자도 이제 잠을 자야 한다. 생명나무를 돌아 조금 올라가면 세상의 美石 다 모였고 돌무리를 밟아 오르면 바람도 포근한 그들의 잠자리다. 싱싱한 산소를 뿜어내는 기원의 은행나무 사이를 나란히 손잡고 들면 사람에게 가장 안락한 쉼터가 있다. 이름하여 행복의 침실이다. 침실에는 향기나는 흙과 흙속에서 일궈내는 은은한 빛으로 인하여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조명을 이룬다.

이제 남녀는 이 동산의 첫 밤을 맞는 것이다. 아름답고 고고하고 청초하고 성스러운것 말고는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아직 갈등이나 방황 같은것에 대한 지식은 없었고 더구다나 권태나 토라짐도 없었다. 오직 하늘과 땅과 거기 만들어진 대자연의 창화하는 성스러움만 알 뿐이었다.

“정말 아름답소”
“님도 너무 멋져요. 이제 우리는 무얼 해야하죠”
“그분이 말씀 하셨소. 우리는 우리 닮은 아가를 만들고, 또 이 자연을 가꾸고 누리라고 하셨지 않소. 우리가 가는 길은 오직 진정과 경건과 축복과 아름다움이 있을뿐이오.”

다시 말하지만 인류 최초의 첫날밤은 대자연의 만물이 축복하는 가운데 시작이 되려나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곱고 영롱하고 순전한 흙으로 만든 최고의 걸작인 동산의 침실. 그 동산에 유일하게 그분의 형상으로 빗어진 남녀의 사랑도 최고이기를 기대하면서 모든 생물들은 축가로 화음을 맞추는 밤이었다.
 
이윽고 달이 뜨고 별이 뜨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강에는 언제 모여들었는지 모를 온갖 아기자기한 별들이 재잘대고, 대지를 적시는 아랫강에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참으로 자신들을 지배하고 관리할 최초의 인간 남녀의 결합을 기다리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누가 태어 날까?”
“어떤 왕자가 나실까?”
“공주가 나타나겠지..”

생물이 이렇게 모두 한맘으로 희망을 얘기하는건 새로 태어날 후손이 다가올 시대의 주인이기 때문이고 또한 그분이 만든 창조의 사람이 결합하여 사람이 사람을 낳는 첫 경사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드디어 인류 최초 사랑의 허니문이 열리는 태초의 사랑나누기가 막 시작되려는 순간이었다.
생존하는 것 모두가 그들의 방에 눈귀를 기울이고 곡 지고지순한 사랑의 행위가 시작될 찰나였다.

『아무도 누구도 아직 밟아보지 않은 성스러운 대지여!
  초록으로 가득한 그림자 없는 땅이여!
  오염을 모르는 땅, 순수한 사랑을 나눌 그대여!
  악을 모르는 선함만 울려나는 순결한 땅이여!
  사람이 사람으로 사람을 만드는 성스런 예식이여!』
 
“우리 어서 자리를 펴고 누웁시다. 그대의 아름다운 몸매와 하늘강의 별보다 초롱초롱한 눈   망울, 생명의 근원이 되는 동산이 너무 곱소이다”
“그래요, 살중의 살이요 뼈중의 뼈라 하시니 님의 몸으로 지은줄을 알고 바치고 드려서 이   동산에 우리의 형상을 닮은 후예를 낳아, 그분께 영광돌리고 우리에게 기쁨을 주며 만물에   게 칭송을 받을 기이한 아이를 낳고 싶어요”

그들은 손을 잡고 돌았다 춤을 추면 돌았다. 노래하며 돌았다. 그리고 조용히 침실로 손을 잡고 들어 갔다.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아름다운 방에서 인류는 첫 아이를 만들기 위해 입을 맞추려 두근거리는 가슴을 당겨 포옹하고 있었다.

참 보기에 좋았더라. 그 사랑의 모습이 참 좋았더라....정말....?

4

“잠깐!”

이들이 사랑을 나누려는 성스러운 순간에 나타난 이는 누구일까?

“누구시죠?”

호기심 많은 여자가 문을 열고 나섰다.

“어디가는거요?”
“잠깐 손님이 왔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무드가 깨진 침실이지만 아직 미움을 모르는 남자는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나요, 나 알아 보시겠습니까?”
“그대는 그대는 뱀.. 뱀 아니세요..”
“맛습니다 맞고요“(그러지는 않았겠지^^)
“그런데 여긴 어쩐일로 오셨나요?”
“한가지 물어 볼게 있어서지요...”
“내일 물어 보셔도 될텐데...”
“아닙니다. 오늘 꼭 물어 봐야 합니다.”
“그래요. 그럼 얼른 말해 보세요 ^^“

뱀은 호기심에 찬 여자에게 말했다.

“그분이 이 동산을 주시면서 하지말라고 한 것이 무엇입니까?”
“아, 그거요..동산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말랬대요”
“그래요..그렇구나...참나원 별일이네..”
“뭐가요 뭐가 별일이예요?”
“아,  아닙니다...”

뱀은 한발 물러서 여자의 몸을 달게 했다.

“알려 주세요 무언지..”
“정말 당신들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하였습니까?”
“아뇨, 아까 말한대로 다 먹되 동산 중앙의 나무는 먹지 말라고 했다안합니까..”

뱀은 머리를 갸웃거렸다.

“그럴 리가 없는데..”
“네, 뭐가요?”
“네..그분이 그럴리가요”
“뭔 비밀이 있나보죠. 말해 주세요”

여자는 먹지도 만지지도 말라한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정보를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럼, 그 나무의 열매를 먹어도 된다 말인가요?”
“그렇소이다. 귀좀....”

뱀은 이렇게 여자의 귀에다 속삭였다. 아주 그럴듯하게 믿음직스럽게

“결코 죽지 않습니다. 그걸 먹는날에 두분의 눈이 밝아져 그분같이 될것입니다”
“네!??”
“가보세요. 한번 가 봅시다 잠깐이면 되잖아요”

뱀은 앞장서서 가고 여자가 따라 갔다.

“자, 보시오. 어떻소 내 말이 틀림 없을 겁니다.”

그랬다. 정말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는 먹음직도하고 보암직도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러웠다.

5.

의문을 가지고 여자는 남자에게로 돌아 왔다.

“우리의 사랑은 잠시 보류하기로 해요”
“아니 무슨 일이 있소?”
“아니예요. 그냥 잠시 생각해 볼 일이 있거든요”
“알겠소. 그럼, 오늘은 그냥 자유롭게 쉽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었다. 왜 동산의 모든 나무는 맘대로 따고 먹기도 하라 했는데 유독 동산 중앙에 오직 한나무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말라 하셨을까....?
여자의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자기를 만든 그분과 뱀이 말하여준 정보와의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 했다. 말하자면 뱀의 그 언어를 통하여 갈등과 고민이 침투한 것인가...

뱀의 귓속말이 생각 났다.

“저 과실을 먹는날엔 그분처럼 눈이 밝아져 선악을 알게 될것이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그분의 고유 권한을 우리에게 줄 수 없으셨겠지. 홀로 능력이신 당신만이 선악을 비밀을 가지고 계셔야 했겠지.....그렇다면 난 그분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되잖아..그분이 분명 말씀하셨잖아. 그것을 먹는 날엔 정녕 죽으리라 했잖아. 안돼, 어떤일이 있어도 그분의 분부를 저버려선 안돼...

여자는 그렇게 굳게 마음먹으며 휘황찬란한 달빛속의 풀밭을 산책 했다. 동류의 풀들은 절대 키가 크거나 작은 것은 없었다. 모든 풀들이 종류대로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었다. 말하자면 풀밭 모두에 먼저 크는 풀도 없고 늦게 자라는 풀도 없는 평등의 초원이었다.
 
여자의 나신은 달빛을 받아 우아하고 초원풍에 날리는 머리칼은 천사보다 아름다운데 그녀가 고민하는 동산 중앙의 선악과는 여전 탐스럽기만하다. 아직도 미련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여자의 발길은 자꾸 좀전에 뱀과 만났던 그 자리로 발길을 옮겨가고...

“어찌할까?”
그렇다고 남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설혹 물어 본다해도 그분이 명령한 일을 불순종하자는데 동의할 남자가 아니지 않는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스스로 보아도 참 고운 피부가 풀빛속에 일렁이면 어서 남자와 사랑을 나누어 닮은 후세를 얻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그렇다고 그분과 같이 현명해질 기회를 져버리고 그냥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실을 포기한단 말인가.

그녀는 나무밑 바위에 조용히 걸터 앉았다. 별을 총총하다. 별이 빛나는 하늘에 물이 흐르고 그 가운데 다리하나가 놓여 있다. 그 다리의 이름이 무슨 다리라고 했는데..내일 남자에게 물어 봐야지..아무리 다른 신경을 쓰려해도 그의 관심은 오직 선악을 알게하는 동산 중앙의 나무에 가 있다.

“어찌할까...그냥 말어...아니지..그분처럼 된다면...나도 천지를 창조할 능력을 가질수도 있잖아..맞아 천지를 창조하고 사람도 만들고 남자도 만드는 거야. 그사람보다 더 멋있는 남자를 말야..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야 그래 기회인데 기회야. 뱀의 말대로 할거야..”

여자의 마음이 줄다리기를 계속한다. 결정을 내리지 못한 그녀의 가슴이 답답하다. 어느새 답답함이 없는 땅에 욕심이 데리고 온 답답함까지 그에게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여자가 갑자기 외로워졌다. 무언가 혼자 해결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결정을 해야하는데 누구에게도 물어 볼 수가 없지 않은가. 물어 물어 보았자 답은 뻔한 것인고..... 그러나 그녀는 그 답대로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을...
그녀는 다시 일어서 걷기 시작했다. 누가 여자의 맘을 알까? 아마도 둘 정도가 알려는지...

“다시한번 가보자 그 나무를 좀더 자세히 보는거야...”

그러나 아무리 봐도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실은 보암직도하고 먹음직도하고 탐스럽지 않은가. 그녀는 결심했다. 그러나 아무리 탐스럽다고 해도 그분의 명령을 어기는 건 잘못이라는 걸 그래서 그녀는 무거운 발길을 돌렸다.

“다시는 그분을 의심하지 않으리라”

그녀의 동산을 내려오는 발걸음은 정말 가벼웠다.

6

“야, 어떻게 된거야. 실패잖아?”
“면목 없습니다....”

왕관을 쓴 마귀가 뱀을 불러 세우고 호통을 친다.
왕관 마귀는 『그분』의 신임받는 수하였는데 교만이 극에 달하여 제스스로 『그분』 행세를 하며 그분의 이름을 팔아 온갖 궤계를 행하면서 배를 불리던 중에, 교만이 극에 닿으므로 그분과 똑같이 될 수 있다는 명분을 내세워 부도덕한 졸개들을 데리고 동산을 삼키려 하강한 속물이다.

“이봐, 그 여자 어찌 생겼지?”
“정말 멋집니다. 아주 죽여요 ^^”
“죽이다니...그런말이 지금 이 시대에 써도 되는거야 하하하”
“대왕님, 정말 숨넘어 가는줄 알았어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그 푸른 들판을 걸어가는데 와..정말 숨막혀 죽는줄 알았지만 대왕님 생각해서 열심히 꼬드겼는데 머리를 갸웃갸웃 그 선악과를 아직 따지 않는 겁니다.”
“조금전 졸개에 정보에 의하면 그녀가 동산 가운데 나무를 보고 그냥 내려 갔다는거야. 무슨 계책이 없을까...?”

마귀들은 이렇게 대책을 마련하고 있었다.
정말 여자가 선악과를 따먹지 않고 남자와 잠을 자고 새로운 무흠의 인간을 잉태하여 낳는다면 이 땅을 죄의 낙원으로 만들려는 그들의 계획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며 더구다나 이들의 앞으로의 행보도 보장 받을 수 없는 일이 아니던가...
 
“그러면, 뱀 그대가 다시가라. 이번에 갈때는 정말 아름다운 옷을 입고 가라. 밤이니 붉은 옷을 입고 촛불을 들고 가라. 그리고 입술에 붉은색을 칠하고 그녀가 홀랑 반할정도로 분장을 하고 가란 말이다.”

뱀은 명을 따라 다시 여자를 찾아 나섰다. 정보에 의하면 그녀는 동산을 내려와 비손 강가에서 머리를 감고 있다고 했다. 뱀은 서서히 그리로 걸어 갔다. 나녀가 긴 머리칼을 흐르는 강물에 담그고 목욕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세상의 생명들이 그녀를 아름다움에 기쁜 노래를 부르는데 오직 사탄의 종인 뱀만이 혀를 날름거리며 그 여자를 망하게할 계책을 머릿속에 굴리며 엉큼한 눈으로 한발한발 다가 가고 있었다. 인류의 첫 여자는 뱀의 말을 정말 듣지 말아야 했는데...우리는 그 사건을 알지만 그 출발점에는 정말 그녀의 행동이 너무도 중요한 문제였다.

“여보시오, 저예요”
 
부끄러움을 모르는 나녀, 첫여자 아름다운 동산의 여자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 본다. 부르는 이는 바로 유흥의 옷을 입은 뱀이었다.
 
7.
 
“아니, 동산의 신사께서 어쩐 일이세요?”
“누가 그래요...신사라고?”
“제가요..정말 멋지잖아요. 알록다록한 옷에 걸쳐입은 망사무늬에다 언제나 벗었다 입을수   있는 허물옷하고요. 날름거리는 그 신비한 혀는 이 동산에 있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것이잖아요^^”

오염을 모르는 여자의 칭찬은 거짓이 아니었다. 부처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했지 않던가. 동산의 여자 눈에는 세상의 모두가 아름다움뿐이었으니 뱀을 칭찬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런데, 왜 저를 부르시었지요?”
“아, 그거요. 궁금한게 있어서...”
“뭐지요?”
“일전에 제가 동산 중앙의 나무에 대하여 말씀 드렸는데 아직도 그 귀한 열매를 따먹지 않고 망설이는 것 같아서...”
“아, 그렇지 않아도 그게 걱정이거든요. 어떻게 하는 것이 기쁨이 될런지요..”

뱀은 여자의 상태를 계속 살피면서 무슨 말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미 죄에 사로잡힌 뱀의 눈에 비친 여자의 나신은 정말 미치도록 다가가고 또한 만져보고 싶은 충동으로 이글댔다. 꼬리가 흔들리고 몸까지 격한 회오리가 일어 나는데 여자는 그대로 아무 생각이 없이 동산 중앙의 실과를 범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이 동산에 유일한 지배자는 두사람입지요. 주인인 당신들이 동산 중앙의 열매를 만지지도 보지도 먹지도 못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금기사항 입니다. 왜 그분은 당신들에게 그걸 먹지 말라고 했겠습니까? 뻔한일 아닙니까..답은 이미 나왔습니다. 당신들이 그분처럼 눈이 밝아질까봐, 그리고 무한의 능력을 소유할까봐  그런 것 아닙니까!”

뱀은 열변을 토했다. 입술이 구슬처럼 움직였다. 여자의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알겠어요. 좀더 시간을 주세요...”
“시간은 무슨 시간입니까. 지금 당장 급합니다. 당신들의 능력을 보여 주셔야 합니다. 당신들은 이 동산의 주인이면서 미래의 이 땅을 이끌고 가야할 능력을 가진 후손을 위하여 한시라도 빨리 결정을 내리고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어서 결정을 내리십시오!”

뱀은 제촉하고 여자는 망설였다.
어떻게든 여자를 넘어 뜨려야 하는 사명감에 불타는 마귀의 종 뱀과, 인류에게 고통을 줄 유혹의 마수에 걸려들지 말아야 할 여자의 줄다리기는 점입가경인데, 여자의 머리칼과 뱀의 꽃색갈 옷이 바람에 날리는 호젖한 밤이 깊어가고 잇었다. 이런 줄다리기만 없었다면 정말  참 좋은 동산이요 꽃이요 나무요, 오직 모두가 하늘로만 향하여 손을 든 향연이었다.

“뱀님, 너무 걱정 마세요. 오늘은 안되겠으니까...내일 결정하기로 해요. 내일까지 제가 다시한번 궁리해 보고 결정을 내리겠어요. 자, 그럼...”
“그건 안됩니다. 오늘이 지나기 전에 결정해야 합니다. 어쩌면 남자가 그걸 따 먹을지도 모르고 아니면 그 열매를 그분이 거두어 갈지도 모르지않습니까?”
“네? 거두어 간다고요? 그렇다면..”
여자의 맘이 급해진다. 뱀의 설득이 여자의 가슴에 초조의 불을 붙인다.
가만히 머리에 손을 대고 있던 여자가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정말 기회일지도 모르잖아...”

뱀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르고 여자는 총총걸음으로 동산 중앙을 향해 발길을 놓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뱀이 입맛을 다시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아무래도 그녀의 나신에 대한 욕정과 동산중앙의 금단의 열매를 따먹으러 가는 여자에 대한 기대가 합쳐진 듯 했다.

8.

여자는 동산 중앙으로 오르면서 생각한다. 뱀의 말이 떠올랐다. 그분과 같은 능력을 가질 수 있다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이제 그 열매를 먹는 날에는 이 동산과 같은 나라를 만들 능력도 있고 모든 곳을 마음대로 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그분에 대한 배반이며 모독이며 특히 갈비뼈를 제공하여 자신을 만들어준 남자에게 의견을 물어 보지 않고 행하기엔 무리인게 틀림 없지 않은가...

“아니지..좀더 신중해야지..가다가 물어 보자. 누구든 만나는 대로 물어 보자”

그녀는 가면서 여러 의견을 들어 보기로 했다. 가다가 만나는 생물들에게 물어 보고 그 답을 참고하기로 한 것이다.

동산 중앙이 저만치 보이는데 목이긴 기린이 달려 왔다.

“이봐요, 기린..한가지 물어볼 말이 있어..”
“뭐예요? 제가 답변할 주제가 될까요. 더구다나 여자님의 질문에 내가 무슨 답을 할까요...”
“다름 아니고 저 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 말야..”
“아, 네..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요?”
“그렇지...그 두 나무중에 그분께서는 다 먹도록 하였지만 유독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는 먹지 말라고 했거든...왜 그랬을까?”
“아, 그거요..알필요 없어요. 그분이 먹지 말라면 안먹으면 그만이잖아요..”
“그래도 그렇지 이유를 알고 싶어...”
“그래요, 그럼 저기 오는 사자에게 한번 물어 볼까요”

여자는 오늘 족족 다 물어 보았다.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물어본 결과 뱀 말고는 아무도 그 나무의 열매를 먹어서는 안된다는 답변이었다.

“그래, 결론은 다 났네. 그분의 명령을 지키어야지. 내가 그럴 수는 없지...자, 돌아가자 그리고 쉬어야겠어. 내 남자는 어디 갔을까..어서 가보자..”

여자는 더 이상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저 그분이 자신을 다스리도록 한 남자의 말씀을 따라 동산에 생명나무들의 과실을 먹으며 살기로 했던 것이다. 정말 동산은 이제 진정한 아름다움 속에서 신방을 꾸미고 남자와 여자를 닮은 신성한 아이 탄생을 위한 밤이 열릴 것 같았다. 참으로 선한일이 동산에서 빛나게 될 참으로 성스러움이 문을 열 즈음이었다.  

9.

“dam! 어디계세요?”

그녀가 소리쳣지만 들리는건 메아리뿐이었다.

“dam! 저 왔어요”

역시 기척이 없지 않은가?

“어디를 간거지..이상하네...”

그가 찾는 남자는 돌아오지 않는 여자를 기다리다 지쳐 동산을 거닐다가 한 나무 밑에서 잠에 빠져 있었다. 풀침대가 남자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잠자는 남자를 구경하러 갑자기 새들과 들짐승이 모여 들었다.

“야, 멋지다. 정말 우리 주인님 근사하네..근데 여자분은 어디로 간거야?”
“응, 여자님이 아까 저 동산중앙에서 내려오는걸 봤는데...” 
“그럼, 서로 길이 엇갈렸나보네^^”
“그런가봐..우리 주인님이 잘 주무시게 우리 고운 노래를 불러주자
“그래,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자..”

작은새와 작은 집승들의 노래가 시작 되었다.

『오오오! 동산의 주인님 주무신다.
  사랑의 동산에 주인님 잠깨실라
  바람도 구름도 잠잠하라
  노래도 자장가 말고는 멈추어라
  오오오 동산에 주인님 주무신다』

그분의 형상을 닮은 남자는 노래 소리에 취하여 깊은 잠을 자는데 무언가 움직이는 모습이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무엇하느냐?”
“네? 아 오셨군요. 무슨일로...”
“정신을 차려라..”
“예?”
“네 본분을 다하라!”
“본분, 본분이라면...”
“동산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살펴보란말이다 허허”
“네, 일이라니요. 무슨일이...?”
“내가 너에게 준 여자를 잘 살펴보도록 해라..”
“여자, 여자...”
“어서 일어 나거라!”
“네, 알겠습니다. 음음음”

나맞가 몸을 뒤척이다가 눈을 번쩍 떳다.

“이상하네..무슨일이 있나. 어서 가보자...”

남자는 여자가 있을만한 곳을 향하여 걸음을 제촉했다.

“동산 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에 대해 얘기한적이 있는 것 같은데 그리로 가볼까”

한편, 여자는 어둠속에서 남자를 찾다가 결국 동산 중앙의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근처에 다달아 앉아 있었다.

“어딜간거야...목도마르고 마음도 허전하고 쓸슬하네. 한번 불러볼까...dam! ”

여자의 목소리가 초원으로 퍼져 나갔다. 그러나 아직 남자의 귀에까지 다다르지는 못하는 거리였다. 계속해서 남자를 부르는 여자의 목소리가 동산에 깔리고 남자의 걸음이 점차 그녀쪽으로 가고 있었다.

“여보시오 어딜가시오?”

뱀이 갑자기 남자의 앞을 가로막으며 물었다.

“응, 내 여자를 찾고 있지..”
“아, 아까 저 아래로 가는걸 봤습죠만..”

뱀은 혀알을 굴리며 반대쪽을 가리켰다. 남자는 뱀이 가리키는 쪽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여자의 목소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남자와 여자는 반대방향으로 계속 멀어져 갔다.

“분명 뱀이 이쪽으로 갔다고 했는데...”

밤이 깊지만 그림자를 보고도 사람을 식별할만 한 밤인데 아무리 찾아봐도 여자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자 남자도 이제는 포기하고 날이 밝기를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래, 저기서 좀 쉬자. 내일 만나면 될것아닌가..”

남자가 눕는 자리는 곧바로 풀침대가 된다. 주인을 맞이하는 풀들이 금새 제몸을 반반하게하고 침대를 만들어 준다. 그러나 아무래도 여자를 잃어버린 남자의 맘은 편하지가 않다.

“하기야 이 너른 동산에서 약속도 없이 헤어졌으니 무슨수로 만난단 말인가..날이 새고 환해지면 금새 만날 수 있겠지... 오늘은 안될 것 같아...그냥 맘편히 쉬자..”

누워서 하늘을 보니 참으로 별들의 잔치가 근사하다. 반짝이다가 달리다가 올라 갔다가 내려 앉았다가 둥그런 원이었다가 세모였다가 네모가 되고 노래가 되더니 그림이 되고 구름처럼 자유자재로 날으고 움직이는 아주 원초적 하늘 잔치였다.

10.

여자는 남자를 부르다가 이제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 모르겠어. 저 나무의 실과를 만져만 보는거야!”

여자의 마음은 아무래도 선악과에 가 있었다.

“그래, 먹지 말라고 했지 만지지 말라고는 안했잖아..”

그녀의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다. 두려움이 들어 왔다. 그분의 모습이 떠올랐다. 
더구다나 남자의 허락도 없이 금단의 열매를 만진다는 것은 모험이 아닌가.
혹시 내가 저 것을 만지다가 죽기라도 한다면....두려움이 여자를 엄습했다. 이것이고 저것이고 다 포기하면 그만이지만 여자의 마음은 이미 뱀의 꼬임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이를 철회하기에는 많은 기울임이 있으니 맘이 자꾸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실을 소유하는 쪽으로 기울어 지고 있는 것이다

“그럴거야. 뱀의 말이 옳을지도 몰라. 그가 나와 아무 관계가 없는데도 그런 비밀을 말해 준것으로 보아 그의 말이 정말 당연할지도 모르잖아”

일단 관성의 법칙에 의해서 마음이 기울어지면 다시 반전되기는 어려운게 세상사다. 그도 그럴것이 여자의 마음은 탐스런 과실을 소유하는 방향으로 시선이 집중 되는 판이니 어찌 되돌릴 수 있겠는가.

여자가 서서히 일어 섰다. 그리고 그 앙증스런 몸을 사뿐사뿐히 옮겨 동산 중앙으로 다가 갔다.

“오! 정말 탐스럽네! 오!”

정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른 과일이야 먹음직하거나 그저 색이 고운 정도인데 이 선악을 아는 나무의 열매를 보니 너무도 다른 것들과 다르지 않은가.

아름다운 색깔에 은은한 광채가 나고 풍겨오는 향이 그윽하여 코를 한번 대면 도저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녀는 한발을 더 옮겨 놓았다. 정말 먹음직 스럽다. 한입을 물어 떼면 금방 하늘로 올라갈 것 같은 싱그러움에 그녀의 온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가장 아름다운 열매야. 이 세상의 모든 열매를 대표하는 가장 높은 과실이야. 그래 이 열매는 그분만이 소유하려고 한게 분명해. 지금이 기회야 다음에는 없을지도 몰라”

드디어 여자는 까치발을 했다. 그 고운 얼굴에 긴장이 감돌았다.
하얀 손이 열매에 닿았다.
정말, 그 아름답게 보이는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가 최초의 여자에 의해서 똑 따질 순간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잘 논다. 어서 따! 얼굴값하네..”

지켜보던 사탄과 뱀은 쾌재를 부르며 언제 왔는지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드디어 그녀가 마직 까치발을 하고 고운 손에 힘을 주자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가 똑 하고 나무에서 떼어진다. 오 마이 갓!

“짝짝짝!”

우뢰와 같은 박수 소리가 났다. 그녀가 놀라 뒤돌아 보니 바로 뱀과 그 무리들이 치는 박수 소리였다.

“대단한 결단입니다. 정말 잘 했습니다. 우선 하나는 먼저 먹으시고 하나는 남자에게 가져다 주시오. 그러면 곧바로 그분처럼 될것입니다. 이건 확실합니다. ”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선악의 알게하는 열매를 들고 동산 아래로 내려 왔다. 두 개의 실과가 그녀의 손에 들려 있었다.

11.

각자 밤을 지샌 남녀는 어둠이 걷혀오자 자신들의 본래의 쉼터로 향해 갔다.

“어딜 갔었소?”
“밤새 찾아도 못찾아서 그냥 쉬었어요”
“미안하오. 내가 그만 잠이 들어서...그런데 그 손에 든건 무엇이오?”
“아..이거요. 이게..”
“그건 어디서 많이 보던...”
“네, 저 동산중앙에..”
“네! 동산 중앙? 그렇다면..”
“그래요.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실이예요. 그걸 제가 땃어요. 이걸 먹는날에 죽는다고
했지만 결코 그렇지 않대요“
“그게 무슨소리요?”
“무슨 소리는요? 우선 이걸 먹어 보세요. 얼마나 먹음직스럽고 사랑스러워요. 어서 드세요”
“그렇지만..”
“이 열매를 먹는날엔 그분처럼 된다고 했어요. 확실해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럴수가 있습니까? 대관절 누가 그런소릴 합니까?”
“네, 뱀이 그랬어요. 정말 그렇다고 했어요..박수도 쳐 주었어요. 어서 드세요. 저는 이미 한 개를 먹었거든요..”
“그래요...그럼 어디..”

여자의 설득에 남자는 과일을 아무생각 없이 건네 받았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럴수가..내가 이러면 안되는데..”

그러나 이미 과일은 남자의 목을 넘고 있었다. 정말 맛난 과일이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열매와 비교할 수 없는 스릴이 느껴졌다.

“야, 맛있네..”
“그렇죠 맛있죠?”
“그렇소 정말 맛은 대단하네..”

신기루를 발견한 이들이 서로 부둥켜 안고 기뻐하는데 남자가 여자의 몸을 바라보니 아이고 이게 웬일인가.. 벗은 몸이 무슨 창피란 말인가..여자도 남자를 쳐다보니 남자의 불룩 나온 성기와 시커먼 모가 너무도 수치스러워 보였다.

“dam! 챙피해요..어째요 우리가 발가벗었잖아요...”
“안되겠소 여기서 잠시 앉아 있으시오.”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 갔다. 주위를 살피며 걸어 갔다. 동산에 나무들을 보다가 그중에 잎새가 가장큰 나무를 발견했다.

“자, 저거면 되겠군”
남자는 잎을 땄다. 여러 잎새를 땄다. 그리고 잎새로 몸을 가리기로 했다.

“자, 어떻하오. 이제 잎새로 가리니 됐구려”
“그러네요. 됐어요. 어서 가요”
“어디로?”
“알면서^^”

두 남녀는 한적한 아무도 없는 장소를 찾아 두리번 거리며 걸어가고 있었다.

12.

남자의 근원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여자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전같지 않았다.
남자가 침을 꼴깍 삼켰다. 여자는 몸을 꼬며 엉덩이를 살래살래 흔들며 어두운 곳으로 가고.
둘의 숨소리는 더욱 거칠어졌다.

“어디로 자꾸가는거야..”
“누가 보면 어째요..”
“그렇지 누가 보면 안돼지..”
“저 쪽으로 가봐요”

한참을 더 가니 으슥한 동굴이 보였다.
둘은 의기 투합하여 그 굴속으로 들어 갔다. 그리고

“여기 잠깐 있어..”
“왜요..?”
“입구를 막고 오겠소”

남자는 큰 돌을 굴리고 그 위에다 나뭇가지를 꺽어 아무도 없는것처럼 위장을 한다.

“됐소..자 어서..”

누가 준비 했을까 은은한 빛이 새어 나오고 두 사람이 욕망을 태우기에 적합한 침실이 거기 있었다.

“누가..?”
“아마..”
“집히는데가 있소...?”
“예, 그 총명한 뱀님의 배려일거예요^^”
“그랬구나”

두 사람은 급해지는 가슴을 따라 침상위에 나란히 누웠다. 그리고 몸을 가렸던 나뭇잎을 벗었다.

“정말 아름답구려”
“너무 멋있어요 dam!"

남자가 여자의 몸을 만지기 시작했다. 눈이 붉어지고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위력이 그들을 지배하려나 보았다.

“어서..”
“음..”
“황홀하구려”
“여긴 우리둘뿐이잖아요 아무래도 괜찮아요 정말 행복해요”

두 사람의 살이 부딪기 시작했다. 인류 최초의 남자가 최초의 여자에게 생명을 창조할 힘을 불어넣을 찰나였다.

“vu! 너를 지켜줄께!~”
“다 가지세요 어서~”

어디선가 은은한 노래가 들려오더니 소리가 찢어지듯 옥타브를 높였다. 징조! 징조였다.
남자는 여자를 몸 아래로 안았다. 아주 꼬옥 안았다. 그리고 서서히 여자의 가랑이를 벌리고 자신의 상징을 접근시킨다.

“윽~”
“아퍼요!”
“조금만 참아~”

동굴밖이 갑자기 환해졌다가 쾅 소리를 낸다. 천둥이 치나보았다.
번개가 번쩍! 계속해서 천둥이 치더니 소낙비가 하늘에서 쏴아하고 쏟아진다.
순간! 인류 최초 여자의 처녀성이 그렇게 찢겨지고 있었다. 본래의 계획대로 신성하게 결합되기를 바랐으나 당초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다. 그들은 이미 불순종 했고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를 먹음으로 두려움과 숨김과 거짓과 위선과 방종이 그들속에 썩여 있는 상태였기에...

남자는 운동을 진행했다. 점점 피가 빨리 돈다. 여자의 엉덩이가 흥분을 먹고 주체할 수 없는 율동을 보이고 죽어도 좋을만치의 새큰함이 발산되니 하나된 몸이 움직이고 교성이 자꾸 짐승이 되어 갔다.

“좀더요..”
“알았어. 나 어쩌지..”
“마음대로 하세요..”
“나 받아줘!”

욕망의 질주를 하던 남자가 드디어 정상에 다다르려나 보았다. 얼굴이 찌푸려졌다가 펴졌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아, 인류의 첫 방사가, 남자의 그 생명의 씨가 여자의 동굴로 쏴!하고 뿌려졌다. 어디선가 강둑이 터지는 소리가 아련히 들려 왔다. 박수소리도 들리는 듯 하고.....

죄의 씨가 가득한 액체를 쏟고나자 갑자기 남자의 머리 속에 후회라는 생각이 들어오면서 남성의 상징이 아주작게 오므라드는데 여자가 남자의 등을 어루만지니 남자의 성기에 새콤한 자극이 일어나고 이제 세월이 흐른후에 이들은 그들과 닮은 아기가 태어날 약속을 하는 시간이었다. 

인류의 최초의 사정- 정자와 난자의 만남은 바로 그렇게 이루어지고 그 씨가 오늘 우리가 되었고 날이 갈수록 씨의 타락이 높아지는데 그 원죄는 아마도 두 남녀가 우리에게 준 영원한 올가미가 아닐까...오, 후회여! 그날의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미혹이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