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보낼 김치니 만큼 더 세심하게 더 꼼꼼하게 포장을 했다.
진공비닐로 드르륵 포장을 하고 못내 미덥지 않아 비닐로 한번 더 감싸서 사각통에 담았다.
네 개의 통은 제법 무게가 나갔다.
무게가 나가는만큼 내사랑의 무게도 묵직함을 느꼈다
엄마의 사랑을 딸도 분명히 느낄거라 생각하며,
아니, 딸은 벌써 나의 마음을 읽었다..
"딸아~ 엄마표 김치가 맛이 없으면 어쩌지? "
"엄마가 해 주신 반찬은 무조건 맛있어요~^^ "
누구딸 아니랄까봐 말도 이쁘게하는 딸이다.
우체국에 도착하니 월요일 오전이라 더 복잡하다.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모습이 보인다.
주차할 곳도 없어 대략 난감하여 다시 한 바퀴를 돌아서
겨우 주차를 하고 포장박스가 괜찮다는 사인을 받고 다시한번
꼼꼼하게 테이프를 둘렀다.
한 번은 포장박스가 적합하지 않다고 우체국박스를 구입해서
내용물을 옮긴적이 있다.
특히 일반박스 중에 화살표가 표시되어 있는 건 사용불가란다.
번호표가 내차례가 되는 순간 앞에 계신 할머니께서
미국에 김치를 보내려는데 포장을 어떻게 해야 하냐는 소리에
내귀가 종끗 세워짐과 동시에
직원의 말이 들려왔다.
"코로나때문에 김치는 국제배송이 안됩니다."
갑자기 맥이 풀리며 기운이 빠졌다.
혹시나 싶어 나도 확인을 해 봤지만 대답은 변하지 않았다.
덩그마니 앉아있는 박스를 낑낑거리며 다시 트렁크에 실었다
미안한 마음에 딸에게 톡을 하며 김치사진을 보내며
컴백 홈!이라고 했더니
딸은 투애니원이 부르는 노래라며 유쾌한 답을 한다.
남편 친구도 우리나라김치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인데
이와같은 소식에 굉장히 서운해 하며 나중에 꼭 우리집에 와서
김장을 함께 해 보고 싶다고 했단다.
일 년만에 김치를 보내는데 코로나로 우리딸이 김치맛을 못 본다니
참 서운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코로나 때문에 올해는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시기여서
의료진이나 소상공인이나 학생들 우리모두에게 삭제하고싶은 한 해다.
그럼에도 백신이 보급되고 시간이 흐르면 또 좋은시간이
올거라 희망을 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