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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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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사(6까지)


BY 今風泉 2003-08-04

3.

말 그대로 십이지과 나무다.

사과 배 대추 등 열두가지 과일이 주렁주렁 달려 있는 나무의 이름은 십이지과 생명나무였다. 그들은 아름다운 손으로 과일을 땃다. 그리고 서로를 응시하며 아주 정다운 모습으로 과일을 먹여준다. 동산 속에는 아직 먼지하나 없는 상태였으므로 그들은 즐거움 외에 느끼는 건 없었다.

그들의 앞으로 호랑이가 어슬렁 어슬렁 걸어 왔다. 그 뒤를 따라서 사슴이 깡충깡충 따라오고 비둘기떼가 공중을 돌아 내려 앉았다. 함께 풀밭을 달리며 딩굴고 장난질을 하는 동물들의 모습에 취한 나비와 벌들이 춤을 추고 풀밭에 피어난 꽃이 기지개를 펴는데 그 꽃나무의 이름은 칠면화라고 하고, 그는 일곱가지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었다.
 
이렇듯 동산의 모든 생물은 평화와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하여 만나는 것들마다 아름답다는 고백뿐이었다. 이는 아직 동산에 죄라는 먼지가 들어 온적이 없기에 더럽고 추하고 상하고 어지럽고 무질서한 것을 모르는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남녀는 싱그러운 과실로 배를 채우고 든든한 마음으로 새 동산을 더 살피기 위하여 걸음을 옮겨 갔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신은 풀향을 맡아 더욱 윤기가 흐르는데 여자의 머리칼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 너무 정겨워 남자의 가슴은 강물같은 사랑이 솟아나고 있었다.

발가벗은 남녀는 서로 꼭 껴안았다. 새들이 축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들짐승들이 춤을 추기 시작 했다. 물고기들이 지느러미를 흔들며 아름다운 쇼를 보여주고 있고 하늘강에서는 분수같은 꽃비를 뿌리니 동산은 동산은 보기에 좋았더라.....

밤이 되려나 보았다.
빛이 초원을 한바퀴 돌아 산뒤로 잠자러 가면 밤을 장식하는 만가지 은혜들이 축하의 노래를 부른다. 별은 깜박이면서 노래를 부르고 달은 웃으면서 발레 같은 빛으로 춤을 추고 낮동안 곤하게 뛰놀던 동산의 생명들은 쉼의 눈을 감는다. 연록색으로 빗어진 풀밭마다 곤충들이 속삭이면 온통 동산은 환희와 감동만이 솟아난다.

한쌍의 여자와 남자도 이제 잠을 자야 한다. 생명나무를 돌아 조금 올라가면 세상의 美石 다 모였고 돌무리를 밟아 오르면 바람도 포근한 그들의 잠자리다. 싱싱한 산소를 뿜어내는 기원의 은행나무 사이를 나란히 손잡고 들면 사람에게 가장 안락한 쉼터가 있다. 이름하여 행복의 침실이다. 침실에는 향기나는 흙과 흙속에서 일궈내는 은은한 빛으로 인하여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조명을 이룬다.

이제 남녀는 이 동산의 첫 밤을 맞는 것이다. 아름답고 고고하고 청초하고 성스러운것 말고는 알지 못하는 이들에겐 아직 갈등이나 방황 같은 알지 못하고 권태나 토라짐도 없었다. 오직 하늘과 땅과 거기 만들어진 대자연의 창화하는 성스러움만 있을뿐이었다.

“정말 아름답소”
“님도 너무 멋져요. 이제 우리는 무얼 해야하죠”
“그분이 말씀 하셨소. 우리는 우리 닮은 사람을 만들고, 또 이 자연을 가꾸고 누리라고 하셨지 않소. 우리가 가는 길은 오직 진정과 아름다움이 있을뿐이오.”

다시 말하지만 최초의 첫날밤은 대자연의 만물이 축복하는 가운데 시작이 되려나 보았다.
세상에서 가장 곱고 영롱하고 순전한 흙으로 만든 최고의 걸작인 그들의 사랑도 걸작을 기대하면서 모든 생물들은 축하의 노래를 부른다.
 
이윽고 달이 뜨고 별이 뜨고 하늘을 가로지르는 강에는 별들이 재잘대고 대지를 적시는 아랫강에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참으로 자신들을 지배하고 관리할 최초의 인간 남녀의 결합을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누가 태어 날까?”
“어떤 왕자가 나실까?”
“공주가 나타나겠지..”

생물이 이렇게 모두 한맘으로 희망을 얘기하는건 새로 태어날 후손이 다가올 시대의 주인이기 때문이고 또한 그분이 만든 창조의 사람이 결합하여 사람이 사람을 낳는 첫 경사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드디어 인류 최초 사랑의 허니문이 열리는 태초의 사랑나누기 순간이었다.
인류의 첫 번째 사랑은 얼마나 달콤할까? 모두들 그들의 방을 지켜볼 기대로 눈을 모으는데 벗고 사는 것이 아무런 부끄러움이 아니요 아직까지 부끄러움이나 숨겨야 한다는 도피같은 생각은 이 동산에 없기에 그들은 진정 지고지순한 사랑만 나눌 참으로 감사의 신방이 될 것이라며 동산이 들떠 환희의 갈채만 반짝이는 찰나였다.

오, 인류의 첫사랑이여!
아무도 누구도 아직 밟아보지 않은 성스러운 대지여!
초록으로 가득한 그림자 없는 땅이여!
오염을 모르는 땅에서 순수한 사랑을 나눌 그대여!
악을 모르는 선한 자유의 종소리만 울려나는 순결한 땅이여!
이제 곧 인류의 첫 사랑이 신방에서 열리게 되려나 보오!
이들의 사랑의 결과는 위대한 우주만물의 영원한 찬미가 될것이오!

“내 사랑, 어서 자리를 펴고 누웁시다. 그대의 아름다운 몸매와 하늘강의 별보다 초롱초롱한 눈망울, 생명의 근원이 되는 동산이 너무 곱소이다”
“그래요, 살중의 살이요 뼈중의 뼈라 하시니 님의 몸으로 지은줄을 알고 바치고 드려서 이 동산에 우리의 형상을 닮은 후예를 낳아, 그분께 영광돌리고 우리에게 기쁨을 주며 만물에게 칭송을 받을 기이한 아이를 낳고 싶어요”

그들은 손을 잡고 돌았다 춤을 추면 돌았다. 노래하며 돌았다. 그리고 조용히 침실로 손을 잡고 들어 갔다.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아름다운 방에서 인류는 첫 아이를 만들기 위해 입을 맞추려 두근거리는 가슴을 당겨 포옹하고 있었다.

참 보기에 좋았더라. 그 사랑의 모습이 참 좋았더라....정말 좋을 것인가....?

5

“잠깐!”

이들이 잠자리에 들려는 그 사랑스런 순간에 나타난 이는 누구일까?

“누구시죠?”

호기심 많은 여자가 문을 열고 나섰다.

“어디가는거요?”
“잠깐 손님이 왔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무드가 깨진 침실이지만 아직 미움을 모르는 남자는 그냥 기다리기로 했다.

“나요, 나 알아 보시겠습니까?”
“그대는 그대는 뱀 뱀 아니세요..”
“맛습니다 맞고요“
“그런데 여긴 어쩐일로 오셨나요?”
“한가지 물어 볼게 있어서지요...”
“내일 물어 보셔도 될텐데...”
“아닙니다. 오늘 곡 물어 봐야 합니다.”
“그래요. 그럼 얼른 말해 보세요 ^^“

뱀은 호기심에 찬 여자에게 말했다.

“그분이 이 동산을 주시면서 하지말라고 한 것이 무엇입니까?”
“아, 그거요..동산중앙에 있는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말랬지요”
“그래요..그렇구나...참나원 별일이네..”
“뭐가요 뭐가 별일이예요?”
“아,  아닙니다”

뱀은 한발 물러서 여자의 몸을 달게 합니다.

“알려 줘봐요 무언지..”
“정말 당신들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하였습니까?”
“아뇨, 아까 말한대로 다 먹되 동산 중앙의 나무는 먹지 말라고 했다안합니까..”

뱀은 머리를 갸웃거렸다.

“그럴 리가 없는데..”
“네, 뭐가요?”
“네..그분이 그럴리가요”
“뭔 비밀이 있나보죠. 말해 주세요”

여자는 먹지도 만지지도 말라한 나무의 정보를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럼, 그 나무의 열배를 먹어도 된다 말인가요?”
“그렇소이다. 귀좀....”

뱀은 이렇게 여자의 귀에다 속삭였다. 아주 간사하게
“결코 죽지 않습니다. 저걸 먹는날에 두분의 눈이 밝아져 그분같이 될것입니다”
“네!??”
“가보세요. 한번 가 봅시다 잠깐이면 되잖아요”

뱀은 앞장서서 가고 여자가 따라 갔다.

“자, 보시오. 어떻소 내 말이 틀림 없을 것입니다.”

그랬다. 정말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는 먹음직도하고 보암직도하고 지혜롭게 할만큼 탐스러웠다.

6.

의문을 가지고 여자는 남자에게로 돌아 왔다.

“우리의 사랑은 잠시 보류하기로 해요”
“아니 무슨 일이 있소?”
“아니예요. 그냥 잠시 생각해 볼 일이 있거든요”
“알겠소. 그럼, 오늘은 그냥 자유롭게 쉽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이었다. 왜 동산의 모든 나무는 맘대로 따고 먹기도 하라 했는데 왜 동산 중앙에 오직 한나무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 열매는 먹지 말라 하셨을까....?
여자의 머리가 복잡해 지기 시작했다. 자기를 만든 그분과 뱀이 말하여준 정보와의 사이에서 갈등하기 시작 했다. 말하자면 뱀의 그 언어를 통하여 갈등과 고민이 침투한 것인가...

뱀의 귓속말이 생각 났다.

“저 과실을 먹는날엔 그분처럼 눈이 밝아져 선악을 알게 될것이오”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그분의 고유 권한을 우리에게 줄 수 없으셨겠지. 홀로 능력이신 당신만이 선악을 비밀을 가지고 계셔야 했겠지.....그렇다면 난 그분의 영역을 침범해서는 안되잖아..그분이 분명 말씀하셨잖아. 그것을 먹는 날엔 정녕 죽으리라 했잖아. 안돼, 어떤일이 있어도 그분의 사랑과 분부를 저버려선 안돼...

여자는 그렇게 굳게 마음먹으며 휘황찬란한 달빛이 푸르른 풀밭을 비취이는 가운데 산책을 했다. 아직 풀들도 키가 크거나 작은 것은 없었다. 모든 풀들이 종류대로 아기자기하게 자라고 있었다. 말하자면 풀밭 모두에 먼저 크는 풀도 없고 늦게 자라는 풀도 없는 평화의 초원이었던 것이다.
 
발가벗은 최초의 여체가 유유한 달빛 비취는 선한 바람에 머리칼을 날리고 동산 중앙의 선악과는 달린체로 탐스럽기만 한데 여자의 발길은 자꾸 좀전에 뱀과 만났던 그 자리로 발길을 옮기고 있었다.

“어찌할까?”

그렇다고 남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설혹 물어 본다해도 그분이 명령한 일을 불순종하자는데 동의할 남자가 아니지 않는가.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스스로 보아도 참 고운 피부가 풀빛속에 일렁이면 어서 남자와 사랑을 나누어 닮은 후세를 얻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 난다. 그렇다고 그분과 같이 현명해질 기회를 져버리고 그냥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실을 포기한단 말인가.

그녀는 나무아래 바위에 조용히 걸터 앉았다. 별을 쳐다 보았다. 별이 빛나는 하늘에 물이 흐르고 그 가운데 다리하나가 놓여 있다. 그 다리의 이름이 무슨 다리라고 했는데..내일 남자에게 물어 봐야지..아무리 다른 신경을 쓰려해도 그의 관심은 오직 선악을 알게하는 동산 중앙의 나무에 가 있다.

“어지할까...그냥 말어...아니지..그분처럼 된다면...나도 천질르 창조할 능력을 가질수도 있잖아..맞아 천지를 창조하고 사람도 만들고 남자도 만드는 거야. 그사람보다 더 멋있는 남자를 말야..이 얼마나 신나는 일이야 그래 기회인데 기회야. 뱀의 말대로 할거야..”

여자의 마음이 줄당기기를 계속하고 결정을 내리지 못한 그녀의 가슴이 답답하다. 어느새 답답함이 없는 땅에 욕심이 데리고 온 답답함까지 그에게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여자가 갑자기 외로워졋다. 무언가 혼자 해결하고 판단해야 하는 문제가 자신의 앞에 나타난 것이다. 결정을 해야하는데 누구에게도 물어 볼 수가 없지 않은가. 물어 물어 보았자 답은 뻔한것인고 그러나 그녀는 그 답대로는 살고 싶지 않은 것을...
그녀는 다시 일어서 걷기 시작했다. 누가 여자의 맘을 알까? 아마도 둘 정도가 알려는지...

“다시한번 가보자 그 나무를 보잔말이야”

그러나 아무리 봐도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과실은 보안빅도 하고 먹음직도하고 탐스럽지 않은가. 그녀는 결심했다. 그러나 아무리 탐스럽다고 해도 그분의 명령을 어기는 건 잘못이라는 걸 알았기에 돌아서 가기로 했다.

“다시는 그분을 의심하지 않으리라”

그녀의 동산을 내려오는 발걸음은 정말 가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