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난 글읽기를 좋아했었다.
어떤 글이든 활자로 나와 있는 것이면 꼭 읽고 싶어했다.일종의 중독 같은 것이었다.
지금도 지하철을 타면 내 손엔 책이든,신문이든 읽을 거리가 항상 들려져 있다.
그리고 글읽기와 마찬가지로 글쓰기도 좋아했었다.
일기도 좋고,편지도 좋고,하다 못해 손에 펜이 들려 있으면 짧은 글귀라도 낙서처럼 써야 직성이 풀렸다.
물론 이젠 컴퓨터 앞에 앉아서 읽고 쓰고 한다는 점에서 변화가 생겼지만
내 맘을 표현한다는 점에선 아직도 난 글에 대한 사랑이 참 간절하다.
그러나,지금은 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짝사랑인 것 같기만 하다.
마음에서 울리는 그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데 막상 표현하고자 하면
머리가 하얗게 되고 그냥 먹먹해진다.
글이 나에게로 오지를 않고 나조차 글에게로 다가가기가 마치 사랑하는 남자앞에서 그저 수줍어하기만 하는 처녀마냥 그렇게 힘이 들고 애만 탄다.
가만히 눈을 감고 내 속을 들여다 본다.
너무 오랫동안 갖지 못했던 고요한 시간들...
그 고요함 속에서 들여다 본 나는 아직도 끊임없이 글쓰기를 갈망하는
풋풋한 문학소녀의 순수한 열정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열정은 있으나,아름다운 마음이 없다는 것도 함께 보았다.
아니,사방으로 향한 미움이 있음을 보고 말았다.
글은 그저 재주나,어휘력이나 그런 실력만으로는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없음을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눈부신 재능이 아니라도 내 마음이 맑게 정제되고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글에 대한 열정만으로도 좋은 글은 쏟아져 나올 것만 같다.
그런 이유에서 난 내 글사랑이 왜 짝사랑인지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울림이 있는 글.
향기가 있는 글.
고개를 끄덕이게 해 주는 글.
글을 위해 미워하는 마음을 하나하나 버려야겠다.
글을 위해 정말 너그러워지고 평화로와져야겠다.
그래서 나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글을 쏟아내고 싶다.
내 간절한 글사랑으로 내가 다시 새롭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글이 내게 주는 선물은 기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난 용기를 내서 글에게로 다가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