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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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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BY 낸시 2020-10-22

몇 달 식당에서 손을 떼다시피 했다.
내가 없어도 식당은 돌아가고 한국으로 역이민을 간다니 일하는 것이 시들하기도 하였다.
식당을 인수한다던 이가 맘을 바꾸고 나도 맘을 바꾸었다.
그만 둘 때 그만 두더라도, 코로나가 아무리 말썽을 부려도, 식당 일에 최선을 다해보자.
식당에서 일하는 시간을 늘렸다.

식당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니  삶에 생기가 돈다.
손님들과 나누는 대화가 즐겁다.
주로,  다육이가 이쁘다, 화분이 이쁘다, 음식이 맛있다. 이런 말이니 싫을 이유가 없다.
날더러 낸시냐 묻고 그렇다고 하면 반갑다는 사람도 많다.
유명 연예인이라도 만난 듯 호들갑이다.
날더러 이 도시의 넘버원 쉐프라고 치켜 세우기도 한다.
동의하기 어렵고 쑥쓰럽기도 하지만 이 또한 싫지 않다.
날마다 보는 단골손님과는 내가 먼저 수다를 청하기도 한다.
맛보라고 곳감도 주고, 한국의 가을 감나무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진도 보여준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면 기분이 좋다.
내게 허락된 삶의 순간순간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식당 아줌마가 내겐 천직이고 체질인 것만 같다.

남미에서 온 사람들이지만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나를 아줌마라고 부른다.
딸 친구를 따라 호세가 그렇게 시작했는데 나중에 온 사람들도 다들 그렇게 부른다.
아줌마로 불리우면, 국적과 상관없이 편안하고 친근감이 들어 좋다.
하긴 호세는 첫 식당에서 같이 일을 했으니 십오년이나 되었다.
처음 식당을 개업하고 고전할 때 호세가 없었더라면 포기했을 지도 모른다.
아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잘려 다른 식당에서 일하다 다시 나를 찾아왔다.
내겐 보물 같고 천사 같고 항상 고마운 사람이다.
호세도 그런 내 마음을 아는 지, 나를 보면 항상 웃는다.
레이나도 아들 식당에서 다른 식당을 옮겼다 스스로 나를 찾아왔다.
아들 말에 의하면 레이나는 호세보다 일을 더 잘한다 하였다.
며칠 같이 일해보니 아들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다른 하나는 이제 일을 시작했지만  부지런한 사람들 사이에서 따라 잘 할 것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잘하니 식당에서 일하는 것이 더욱 즐겁다.

내 삶의 열정을 한번 더 태우고 싶다.
일하는 사람도 손님도 행복한 식당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나도 행복할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 식당을 하는 목적이다.
돈이야 행복을 위한 수단이지 목적일 수는 없는 것이니 그 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