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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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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든 목소리는 슬프다


BY 참솔향 2006-08-08

얼마만에 글을 쓰는 지 모르겠다.

그럴 때가 있다.

뭔가를 주절주절 써대는 일이 아주 하찮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말 많은 사람 마냥 뭔가를 글로 쓴다는 것이 쓸대없는 짓거리 같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사람들은 자기 속내를 꿍~~~안고 살아기기 힘들다.

아니 그러고 살다가 속병이 나기도 하더라.

심지어 더한 사람들은 정신병 까지 생겼다고도 하대.

나는, 꿍~~~안고 가는 형은 아니다.

말을 해버리거나 글을 쓰거나 뭔가로 풀어내는 타입인 모양이다.

 

내가 다시 돌아온 것은 그동안 뭔가가 엄청 쌓여서 그런 것은 아니다.

개도 걸리지 않는다는 여름 감기가 걸렸고

무지 덥고

말하기도 싫고

공연히 감기 걸린 내 목소리가 맹맹하니 참 슬프게 들린다는 생각이 들더라.

쿨룩쿨룩 기침 까지 해대면 더욱 처량하게 보이는거다.

한여름의 오후는 정말 짜증의 극치다.

내 짜증과 적적함과 감기로 인한 몽롱한 괴로움을 풀어내보고자

나는 오랫만에 내가 만들어둔 공간 '작가방'을 들어오고자 로그인을 했다.

 

작가도 아니면서 '작가'라고 해주니 좋아서 2초간 생각도 안해보고 만들어 버린 방이다.

별 괸리를 안해서 썰렁~~~하지만

돌아온 탕아처럼 찾아든 방은 나에게 만은 아늑하고 좋다.

흐흐...나도 인터넷 시대에 뒤떨어진 인간은 아니지?

 

사는 것이 늘 밍밍하니 별 쓸거리도 없구나.

대학시절 친구나 선배들이 멋처럼 피워대던 담배연기 속에서

온몸으로 담배연기를 받아들이고 살면서도

그게 뭐라고, 담배를 내 입에 대는 순간 내 순결이 깨질 것 같은 강박증에

나는 한번도 담배를 입에 물어보질 못했다.

그것은 나의 '벽' 이었다.

절대 아무 짓도 못하는 나의 곤고한 벽.

하여 추억도 밍밍하지만 사는 것도 밍밍하다.

 

하지만 내가 내 벽을 깰 수 없었듯이

담배를 잘 피워대던 그 친구들의 삶도 부러워하지 않는다.

나는 내 식대로 살다가 갈거다.

 

고집은 누가 더 센걸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해도 뻑뻑 피워대던 친구들과

몰래 피우면 아무도 모를지라도 제 혼자 절대 못피우는 나...

아마도 내가 더 고집 센 인간이 아닐까 한다.

벽을 깨지 못하는 사람은 성공을 할 수가 없다.

나는 그런 하찮은 벽 조차 깨지 못했기에 성공하지 못했다.

누구를 원망하리.

 

오늘 감기 든 내 목소리가 슬프다.

슬픈 목소리에 그만 자기애가 발동을 하여

자아비판인 것 같은 자기 합리화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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