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아버지께서
사진첩을 자주 뒤적이며 추억에 빠지는 사람은
미래에 대한 비젼이 약한 사람이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하긴
내 삶이 이렇듯 밍밍하게 꾸려지는 것도
미래에 대한 도전의식이 약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우리들 사진 찍어주기를 좋아하셨다.
오골오골 방에 앉아서도 찍고,
마당에 나가 꽃앞에서 폼잡고도 찍고......
사진마다 동생은 근사하게 웃고 나온다든지,
피부도 뽀얗게 나온다든지...아무튼 자연스럽게 나오는데
나는 왜그렇게 새까맣고 부자연스럽게 나오는지 모를일이었다.
ㅋㅋㅋ 생긴대로 나오는 것이겠지만서도......
아무튼 사진 찍을 때는 그냥 잠깐 찍지만
먼훗날 뒤적여보면 흐뭇하고 아름다운 추억거리가 된다.
아버지께서 그때 우리들 모습을 담아두었기에
우리는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며 즐거운 회상에 잠길 수가 있는거다.
놀노리하고 귀여운 막내동생 어린 모습,
새까만 개구장이 큰남동생 어린 모습,
맨날 새초롬한 삐진 모습으로 사진 속에 나타나는 작은 여동생 모습,
벙글벙글 보기 좋은 웃음으로 나타나는 큰 여동생 어린 모습,
새까만 얼굴에 어설픈 포즈로 나타나는 나......
모두 아버지가 남겨주신 아름다운 추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