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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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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하고 나하고 7


BY 참솔향 2003-08-10

해마다 내 생일이 되면 늘 아버지께서 빠트리지 않고 하시는 농담,

" 니가 식목일날 태어나서 식순이라고 할라 그랬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정말 '식순'이란 이름으로 살았더라면

지금처럼 꽥꽥 거리는 못된 성질로 자라지 않고

마음 좋은 서글서글한 아이로 자랐을 것이란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자기 이름에 불만이 많은 사람들도 허다하던데,

난 내 이름에 한번도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다.

오히려 어울리지 않게 예쁜 이름을 지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 나이 또래의 나랑 동명의 여자는 자기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

나는 내 이름을 날리지를 못해서 송구할 따름이다.


요즘이야 아이들 생일이면 당연히 빠지지 않는 것이 생일케잌 이지만

내 어릴 때야 자기 생일날 생일케잌 받아 본 아이가 몇 안되었을거다.

우리집도 떡이나 해먹었으면 해먹었지 케잌을 잘라본 경험은 별로 없다.

그런데 어느 해 내 생일날,

이미 음력 생일날 미역국에 찰밥을 얻어먹은 지라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아버지께서 내 생일 케잌을 사들고 오신거다.

와~~~~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내가 정말 부자집 딸이 된 기분이었다.(우리집이 가난한 집은 아니었지만)

케잌이 먹고 싶어서라기 보다 기대하지 않았던 아버지의 케잌은 충분히 감동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