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유류분 제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369

아들의 행동에<1>


BY 도영 2003-08-28

어버이날 아침..즉 나의 날기기도 하다..
어제 저녁부터 절에간 시어머니가 안계신탓에..
8순을 훨 넘기신 아버님의 아침을 준비하려 시댁에 가자니.
새벽부터 콩볶듯 바빳다.

작은 아들 도시락 싸랴..실랑 아침 먹이랴..시아버님 좋아하는 닭백숙 꼬랴...

작은아들과 아들 친구들을 학교 정문에서 내려주고
시댁으로 차머리를 돌리는데.
남편이 서운한가부다.

큰넘은 며칠전 일때문에 전화 한통 없고.
작은 놈은 꽃은커녕..유유히 학교로 들어가니..

남편은 서운함에..""복달이 전화 안왔지?""

어제 종일 큰녀석에 전화기다리던 나""복달이 아빠?우리 자식한테 기대도 바라지도 말자..괜히 나중에 갈등생기니..우린 우리인생 전 저인생 각각 따루따루니..우리만 잘먹고 잘살믄돼..우선 건강부터 챙기자.""

시댁에 가서
남편은""""""".....................""""아무말 없이 아버지 들여다 보고 출근을 했다.

안방에 들어가보니 시아버님이 옥매트를 틀줄몰라 밤새 찬데서 주무셧나부다.

속이상해""어머닌..옥매트도 안틀고 가셧데요??글고 아버님도 옥매트 틀줄 왜몰라요..?여 보세요..요렇게 위로 돌림 돼잖어요!!참내...""짜증을 냈다..

그러고 보니 예전에 시계보실줄 모르는 아버님을 가르키다 .
헛배디껴 포기한 생각이 떠올라 피식 혼자 웃어버렷다..

미리 꼬아간 닭부터 드리고 불려간 찹쌀로 죽을쑤어 고명으로
파란 정구지<부추>와 당근을 송송썰어 위에 얹으니
색깔이 빨강 파랑 이쁘다.

그 뜨거은 죽을 후~~한번쯤 불어 드실만도 한데
꿀꺽 ..잘도 드신다.저러다 혀 데시지..
연로하면 감각도 무뎌지나부다.

어머니가 생각 보다 절에 가셔서 일찍 오셧다.

""아니 어머닌 옥매트 3단으로 틀고가시지.."""
""아고 야야..니 시어른 할줄 아는게 뭐잇냐..바보다 바보...아구 영감탱이 땜에 하루 나가도 걱정돼서 아침부터 서둘어 안왓나...""

사간 소주댓병 세병 뒤란에 감추고 <술이많음 아껴 안드시니.>ㅎㅎㅎㅎㅎㅎ
어머니 에게 용돈 봉투를 드리니...극구사양하신다..

""야야..니 지난주에 니그 시동생 아프다고 한약값 놓고가고 몬 돈잇노..안받을란다...집어넣어라.어여..."""

밀고땡기고 하다 찬장에 넣어놓고 후딱 시집에서 나오는데..
눈믈이 핑..돌았다..""노인네..나 젊을때 좀 잘하시지..그럼 분가 안했지...할마시하곤..""

집에와서 삐져서 간 아들의 무소식에 이을 박박갈았다..ㅎㅎㅎ

""오냐오냐..닌임마 논도 안주고 집도 안주고 니그 아빠랑 좋은건 다먹고 살끼다.장가갈데도 집도 안사주고.군대갈데도 냉정하니 눈물 한방울 안흘릴끼담마.""하다 낮잠이들었다..ㅎㅎㅎㅎ

한참을 자는데 ""띠링링띠....띠이이이이""<고장난 11년된 초인종 소리>울렸다.
""누고??""
""엄마...내다..""며칠전 삐져서 기숙사로 간 아들의 목소리엿다...
반가움 보다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그래그래 기본은 되어 있구나 "휴.. 얼른 문을 따주니 뒤에 감춘 커다란 꽃바구니를 내놓는다..

서로 겸연쩍어 엉거주춤 현관에서 ""야..이거 비쌀텐데..만원줫제??아고 비싼걸 말라꼬..사오노...""헤~~
서너시간전에 아들을 씹었던 나는 어느새 주방앞에 서서
아들이 좋아하는 된장찌게를 하려고 멸치 다시물을 우려내려고. 뚝배기에 넣고 있었다...

""그럼 글치 역시 작은아들보다 큰아들이 낫지 암암...""ㅎㅎㅎㅎ
나의 간사함에...치를 떨었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