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푸른 빛은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새벽길을 나서니 하늘이 검푸른 피빛처럼 보인다
밤새 으르렁 거리며 눈 빛을 그리도 번쩍이던
하늘이 막상 우산을 들고 나서니 달려들지도 못한다
온 땅이 촉촉히 젹셔진다
열병을 앓던 산하山河..사람..
모두에게 그리 젹셔진다
굵은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차동차를 차고에서 꺼내 놓을 것을 하는 생각이든다
밤새 내린 굵직한 비에 세차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을..
불빛조차 빗줄기에 맞아 흔들리고 내 온 마음도 그리
맞아 흔들린다 맞거들랑 실컨 후려 쳐 큰 내를 이루고
온 영혼을 씻어 내었음 좋겠다
어제밤 이렇게 말을 했다..
내 의로움으로 타인의 의롭지 못함을
내 부지런함으로 타인의 부지런하지 못함을
내 성실함으로 타인의 성실하지 못함을
꼬장꼬장한 목소리로 손가락질 할 바에는 차라리
의롭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하여
스스로 부족하다 꾸짖는 편이 더 낫다고 했다
난 타인을 향해 한 손가락은 펴고 나머지 손가락은
내게 향하고 그런 사람은 아닐른지 반성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