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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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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중


BY 밥푸는여자 2004-04-13

     

     

     

    검푸른 빛은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새벽길을 나서니 하늘이 검푸른 피빛처럼 보인다
    밤새 으르렁 거리며 눈 빛을 그리도 번쩍이던
    하늘이 막상 우산을 들고 나서니 달려들지도 못한다

    온 땅이 촉촉히 젹셔진다
    열병을 앓던 산하山河..사람..
    모두에게 그리 젹셔진다
    굵은 빗줄기는 더욱 거세지고
    차동차를 차고에서 꺼내 놓을 것을 하는 생각이든다

    밤새 내린 굵직한 비에 세차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을..
    불빛조차 빗줄기에 맞아 흔들리고 내 온 마음도 그리
    맞아 흔들린다 맞거들랑 실컨 후려 쳐 큰 내를 이루고
    온 영혼을 씻어 내었음 좋겠다

    어제밤 이렇게 말을 했다..
    내 의로움으로 타인의 의롭지 못함을
    내 부지런함으로 타인의 부지런하지 못함을
    내 성실함으로 타인의 성실하지 못함을
    꼬장꼬장한 목소리로 손가락질 할 바에는 차라리
    의롭지 못하고 부지런하지 못하고 성실하지 못하여
    스스로 부족하다 꾸짖는 편이 더 낫다고 했다

    난 타인을 향해 한 손가락은 펴고 나머지 손가락은
    내게 향하고 그런 사람은 아닐른지 반성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