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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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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힘과작은힘


BY 밥푸는여자 2004-04-01


          바람이 마치 가을바람과도 같다 허기진 사람처럼 배불리 바람을 마셨다 옷깃을 잡아 여미어도 온 몸 거죽이 흔들린다 새벽에 매몰찬 바람이 그리도 불더니만..
          하루 온 종일 집안 청소를 했다 잔설이 햇살에 스러지며 내는 향이 나무 가지로 스며들고 숲은 잔기침을 내 뱉는다 장미향 양초는 타닥타닥 잔 신음 소리를 내고 타 들어간다
          휘파람새가 노래한다 창 너머 작은 산등성이 잔가지가 흔들거린다 어느새 연둣빛 물감을 풀어내며 잔잔히 흔들린다 내 마음 그루터기에도 싹이 트이는지 간지럽다 겨울을 밀어내기엔 너무 힘 없는 봄바람이 부드러움만 가지고도 자존심 강한 겨울을 밀어 내고 있는지 봄의 열감기로 노을이 붉다
          여리다는 거 부드럽다는 거 소리가 작다는 거 정말 더 힘이 있는 것일까 천둥소리처럼 큰 소리로는 사람이 죽지 않는데 아주 작은 소리에 사람이 죽는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