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산자락 한 켠에 홀로 서 있는 나무도 군집으로 어우러져 외롭지 않을 나무도 비바람에 속으로 흐르는 눈물있으며 눈서리에 시린 속살 옥죄임있더라 다 떨군 알몸뚱이 홀로 부끄러운 세월있고 무성한 초록잎 드리운 자랑스런 세월있더라 열매 맺어가는 가는 신음소리 있으며 알알이 박힌 열매 자랑스레 거둘 때 있더라 잔설 덮힌 찬 겨울 고요를 침묵으로 받는다 눈높이 다른 이의 무차별 발길질 조차 침묵으로 받는다 그냥 그렇게 뿌리..음습한 땅 깊숙히 어딘가에 펼쳐져 내일을 바라며 물 줄기 힘차게 끌어 당기고 있음을 새벽 미명 고요 속에 업드린체 목줄이 뜨겁게 달아오르며 간지럽히는 짜디짠 물줄기 근원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