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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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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BY 이미래 2006-07-07

 

장마가 지루하게 내려 앉은 하늘에

먹구름 처럼 답답한 여름이 지나간다

 

열린 창 너머로

시든 장미 넝쿨이 담 사이에 초록을 길어 올리고

축축한 빨래 사이로 부는

돌고 있는 선풍기 정다웁다

 

산다는 것이

아침에 눈떠 동동 거리며

아침상을 드밀어 학교를 보내고

습관처럼 버릇처럼 나도 한잔

술을 걸치지만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보다

무거운 침묵   충동처럼 울리고픈 전화

악! 입을 벌린다

 

노래하는 새소리

날아가는 장마가 허공에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