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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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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사랑


BY 이미래 2003-08-20

 

사랑을 이룰 수 없어 슬펐습니다

사랑을 이루지 못해 괴로워 했습니다

 

자작나무 잣나무 소나무 우거진 숲에서

발가벗고 당신과 나를 비췄습니다

 

가을이 오면 꼭 그랬습니다

돌아오는 버스를 타고 오듯

한사랑 가득 실고 오면 정류장에서

그 사랑을 마중하느라 어쩔줄 몰랐습니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고

담장처럼 높은 그대 창을 뚫고

당신의 팔베개를 얻는다면

가을이 다 가도록 문밖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사랑을 이룰 수 없어 나는 애 태우고

사랑을 이루지 못한척 당신은 사랑을 떠나갔습니다

나는 여전히 사랑을 기다렸고

어쩌면 지금도 사랑이란 이름곁에 서성일지 모릅니다

혹시라도 우연히 내 마음을 열어 본다면

거기 그 아이가 있을지 모릅니다

사랑에 미쳐 당신을 향해 울부짖던 아이 하나 말입니다

떠나간 줄도 모르고 정리하지 않은채

당신을 향해 빗장을 걸지 못하는 아이 하나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