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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반딧불이


BY 낸시 2020-09-22

달팽이와 반딧불이달팽이가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산책길에  이쁘다고, 이웃집 뜰에서 몇 개 주워온 게 실수였다.
한국에 살 때, 달팽이는 그저 귀여운 것이었지 골치꺼리는 아니었다.
기후가 다른 이 곳 텍사스에서는 달팽이의 번식속도가 어마 무시한 것을 미처 몰랐다.
달팽이 때문에 마음대로 꽃을 가꿀 수가 없다.
어린 싹을 다 뜯어먹으니 키울 수도 없지만 어쩌다 자란 것도 여기저기 뜯어먹혀 지저분하다.
이쁘라고 키우는 꽃이 지저분해 보이니 이만저만 속상한 게 아니다.

한국에서 언니가 이곳을 방문했을 때다.
나는 속상한데 언니는 우리 꽃밭이 이쁘다고 하였다.
하긴 아파트에서 사는 언니 눈에는 앞뜰 뒷뜰 모두 꽃과 나무가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저녁식사가 끝나고 언니가 뜰에 나가 차를 마시자고 한다.
그럴까, 언니랑 남동생이랑  차를 들고 야자수 나무 밑 벤치에 가서 앉았다.
어둠이 깔리고 여기서 반짝 저기서 반짝 반딧불이가 솟아오른다.
언니도 동생도 반딧불이를 보고  좋아한다.
나도 좋다.
마치 동화 속 나라에 와있는 듯 신비롭기까지 하다.
시골에서 자라 반딧불은 많이 보았지만 이렇게나 많은 반딧불을 보는 것은 흔치 않았다.
우리집 뜰에 반딧불이가 많이 있었다니...새로운 발견이다.
어두울 땐 나와보질 않아서 어둠이 깔린 우리집 뜰이 이렇게 이쁜 것을  미처 몰랐다.

우리집 뜰에 반딧불이 많은 이유가 뭘까.
반딧불이 흔한 시골에서 자랐지만 이렇게 많은 반딧불을 한꺼번에 본 기억은 없는데.
요즘은 의문나는 것이 있으면 금방 그 답도 알 수 있다.
인터넷을 뒤져 답을 찾았다.
달팽이다.
반딧불이 유충은 달팽이를 먹고 자라 달팽이가 많은 곳에는 반딧불이도 많단다.
아하, 그런 것이었어.
골칫거리인 줄만 알았더니 달팽이가 내게 이런 선물을 준비하고 있었을 줄이야.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다.
인생사 돌고돌아 행운이 불운의 원인이 되기도 불운이 행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단다.
그러니 행운을 좋아할 것도 불운을 슬퍼할 것도 없다는 거다.
달팽이와 반딧불이를 통해 다시 한번 새옹지마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달팽이를 잡아야 할까 말아야 할까, 그것이 문제다.
이쁜 꽃도 보고, 여기 저기서 솟아오르는 반딧불이도 볼 수 있으면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