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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히 말했나


BY 마가렛 2020-09-03

"ㅇㅇㅇ씨?"
30대 초반 정도의 캐셔가 나의 얼굴을 보며 확인차 묻는다.
살짝 언짢은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네, 그런데요...
~씨는 나보다 어리거나 비슷한 사람에게 쓰는 존칭 아닌가요?"
갑자기 훅하고 들어오는 질문에 캐셔는 당황한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그러면...."...."아, 녜."
하면서 영수증을 건넨다.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돌아서서 나오면서 나는 속으로 지금이 어느시대인데
아직도 ~씨가 뭐람. ~씨는 그야말로 내가 20대 사회초년생일 때 많이 들었던 존칭인데
언제 부턴가 ~씨 대신 ~님으로 바뀌었는데 이 마트는 직원교육도 시키지 않는건가
하면서 괜시리 중얼거린다.
아님 마스크를 써서 내가 어려 보였나? 그래도 30대는 아니지...설마 그건 절대 네버...

유독 오늘 마트에서 계산한 캐셔만 계산할 때 그누구에게든 ~씨라고 한다.
마트에서 물건을 사면 의례 포인트를 적립하고 본인확인차 이름을 확인하는데
몇 번이고 저렇게 부르니 신경이 거슬렀다.
'그냥 놔 둘걸, 괜히 꼰대짓 한 건 하닐까?'
'아니야, 듣기 거북한데 제대로 말한게  맞지.'
혼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석연치 않아 기분이 묘했다.

마침 친구가 전화를 했기에
이 사건에 대해 나의 행동이 어땠는지 물어보니 친구는 캐셔가 조금 거슬리기는 해도
자기는 그냥 있겠단다.
그렇지. 네 성격은 순둥순둥하고 남에게 기분 좋지않는 소리는 못하는 성격이니까..

저녁에 아들에게  엄마가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마트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면서 혹시나 꼰대 짓을 한 거는 아닐까?
그 캐셔가 기분 나쁘지 않았겠니? 하고 물어 보았다.
역시 우리 아들은 쿨한 성격이라 대답이 짦다.
"그 정도는 괜찮아요."
"그래? 그럼 다행이구."
요즘 꼰대니, 라떼는 말이야~~ 하면서 젋은 사람들이 뭐라하니
은근히 중장년층도 눈치아닌 눈치가 보인단다.








라떼는 말이야...Latte is horse...ㅎㅎ
누가 만들었는지 잘 만들었네.
그런데 난 정말 아메리카노 보다 라떼를 좋아 해!!!

괜히 말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