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꽃 목백일홍, 배롱나무꽃이 많이 보이는 요즘이다.
비가 계속 내리니 파란 하늘의 배롱꽃을 사진으로 찍기가 쉽지 않지만
색깔이 예쁜 배롱나무는 백일홍과 함께 여름꽃의 자태를 뽐낸다.
사진을 찍을 땐 온전한 마음을 다해 찍는 대상과 나는 하나가 된다.
주로 풍경과 꽃사진을 많이 찍는데 그들을 대할 때면 정말이지 나는 어느 시인처럼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며 사진을 찍어주니 어색함이 사라진다.
인물사진을 찍을 때면 숨을 한번 들이마시며 상대방을 어어떻게찍어야만 가장 잘 나올까 생각을 하며 뜸을 들이며 사진을 찍는다.
남편친구 부부를 가끔 만난다.
가만보면
그녀와 나는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니 같은 대상을 함께 찍을 때가 많다.
그리곤 서로의 사진을 보여주며, 또 서로의 인물을 찍어준다.
나는 그녀 사진을,
그녀는 나의 사진을.
그러다가 자연스레 함께 사진을 찍자며 그녀는 셀카로 폰을 들이대면 서로가 반은 어색하지만 반은 다정한 포즈로 사진을 찍거나
남자들에게 부탁을 한다.
그러면 어느새 한걸음 가까워진 사이가 된다.
잠깐 머문 카페에서
그녀와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데
카페 사장님께서 우리들에게 사진을 찍어 주신단다.
스타일로 봐서는 예술가처럼 풍기는데 단순히 카페을 운영하는지는
모르겠다.
처음에는 우리 둘의 사진을,
나중에서 독사진을 찍어주시는데
편하게 서 있는거 보다는 숨을 반 숨정도 들이 마시며,
발굼치를 살짝 들어 올리라는 주문을 하신다.
그녀도 나도 어색해서 웃으시니 그래야 사진이 잘 나온다며 포즈를 취해보란다.
우리는 재미있어서 깔깔웃으며 의자에 손을 살포시 얹으며 다양한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니 쉴새없이 소리가 들린다.
아래로, 위로 폰을 다양하게 움직이며 찍으시는데
몇 장만 찍으려고 했던 사진이 몇십 장이 되었다.
그중에서 잘나온 사진을 택하라는 말씀이겠지.
그러고 보니 카페 곳곳에 사진이 인테리어 소품과 어울려 자리잡고있고 자연스런 고가구와 커피잔과 액자가 많았다.
작품사진이 보통이 아닌걸 보니 사진 작가신가?
그녀는 이곳 카페을 이전부터 그녀의 남편과 몇 번을 왔기에
카페 사장님과 조금은 아는것 처럼 보였다.
그래서 선뜻 친절을 베푸셨는지 아무튼 덕분에 사진을 맘껏 찍었다.
그런데 사진 모델이 되어보니 사진을 찍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지만
찍히는 것도 보통 쉬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에
모델도 쉬운 직업은 아니다 싶다.
카페를 나오면서 카페이름 아래 부부의 사진의 걸려 있는걸
보게 되었다. 삼각대에 의지해서 찍은걸까?
뒷모습의 사진인데 참으로 은은하니 다시한번 쳐다보게 되는 사진이다.
20년이나 된 카페를 부부가 함께 운영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닌데
부부가 서로을 위하는 마음이 선을 넘은게 틀림없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