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셋째오빠랑 엄마를 보러 요양원에 다녀왔다. 남편도 마침 쉬는 날이라 같이다녀오고.
토욜날 저녁에 오빠에게 전화를 받았다, 요양원에 한번 가보자고 너무 무심한것 같다고.
가서 창문으로라도 보고오던 가보자고. 실장이 오면 얼굴은 보여준다 했다면서,
오빠가 나는 부침개나 한장 부쳐오라면서. 다른건 암것도 하지말라고 오빠가 다 사갈테니.
그래서 나는 엄마꺼 부침개 두장 부치고. 오빠꺼도 두장 부쳐다 주고 그렇게 준비해서
요양원에 도착하니. 인상좋고 훈남인 원장 아들이 우리를 반기며 등나무 밑에서 잠시만 기다리란다. 엄마 모시고 온다고. 원래는 안되는데. 특별히 면회를 해준다며 절대로 마스크 벗지말고.
엄마랑 같이음식도 나눠먹지 말라고 부탁을하길래, 알았다고 웃으며 우리도 엄마를 기다리니
잠시후 원장 아들이 엄마를 휠체어에 태워서 모셔왔다.
가서 볼때마다 원장 아들은 정말 맘에들고, 착하게 생겼고 훈남이라고 느낀다.ㅎ
오빠보고도 내가 나는 원장은 맘에 안드는데. 원장 아들은 볼수록 사람이 참 괜찮다고하니.
오빠가 하는말이 원래 잘생기면 50점은 먹고 들어간대서 나도 같이 웃었다.
아빠인 원장은 두꺼비 같이 생겼다고,ㅎ 아들이 아마도 엄마를 닮았나보다고 생각이 들었다.
울엄마에게도 맛있는거 많이 드시라며. 귀에대고 인사를 건네며 돌아간다.
엄마는 원장 아들을 보더니 울아들이 아니냐고 해서. 아녀 엄마. 식당 아들이라고 둘러쳤다.
어차피 설명해도 못알아들으니까 대충 둘러 부쳤더니. 울아들 보고 싶다고 하시네.
그래서 내가 핸폰에 찍힌 울아들 사진을 보여주고. 엄마에게 준비해간 음식을 떠먹여주고.
그래도 엄마가 음식도 잘드시고. 기분도 좋아보였다.
여자 실장은 우리가 수박 사다주면 한쪽씩 먹으라고 쟁반에다 썰어다 주더니만, 어제는
우리가 사간 수박도 안썰어 내오고. 기분도 별로인거 같았다.
오빠가 바바나도 한박스 사다주고 했는데. 갈때마다 오빠는 그리 사다주고온다.
오빠도 실장 얼굴이 쎄한거 같다며. 수박도 안내오고 수박 썰어서 달라고 말하려다 참고 그냥왔다. 엄마 얼굴 보고온거에 감지덕지 하며 싫은 내색 안하고 왔다.
우리가 엄마랑 40분가량 얘기 나누고 그러고 있자니 실장이 오더니 이제그만 남들눈도있고.
엄마를 모시고 들어간다길래. 안그래도 우리도 이제그만 일어나려 했다고, 수고 하시라하고
엄마를 요양사에게 인계하고 우리는 오는길에 오빠가 식당가서 점심먹고 가자해서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를 보고오니 이제야 밀린숙제를 한 학생처럼 맘이 편해진다. 하기사 우리가 6개월만에 엄마를 보러갔어도 엄마는 시간 관념이 없으니. 우리가 6개월만에 요양원을 온지도 모르는게 다행이란 생각도들었다.
오빠도 이제야 밀린 숙제를 한거 같다며 맘이 이제 편하다고 하길래. 나도 얼마나 맘이 불편하고 걸리던지 어느땐 엄마가 돌아가신 거처럼 착각을 하고 내가 살았다고 했다.
그만그만 사시다가. 많이 아프지말고. 잠결에 엄마가 돌아가시길 바래본다.
엄마도 늘 내게 말했다. 자다가 나는 죽고 싶다고...요양원에 가시기전에 늘 그리 말하던 엄마였다. 고생많이하고, 한스러운 여자의 일생을 살아오신 불쌍한 울엄마,,,,ㅠ
엄마의 살아온 일생을 생각하면 내가슴이 참 먹먹해 지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