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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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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손님


BY 낸시 2020-03-24

식당 문은 닫았지만 아직은 하루 중 대부분을 식당에서 보낸다.
남은 재료 중 냉동이 가능한 것은 냉동하기도 하고 주변에 가꾸던 꽃밭도 손질한다.
꽃밭을 손질하는데 단골손님 하나가 문을 열었냐고 묻는다.
닫았다고 하니까 자기는 우리가 문을 열었나 확인하기 위해 수시로 들르겠다고 한다.
한참 뒤, 그 손님이 다시 찾아왔다.
다른 곳에 위치한 우리 식당으로 가고 싶다고 거기는 문을 열었는지 묻는다.
주변에 음식을 사멱을 곳이 있을텐데 굳이 우리 식당을 찾아 이십여리를 더 가겠다고 한다.
아마도 열었을 것이라고 해놓고 금방 미안한 마음도 들고 고마운 마음도 든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오던 단골손님이라 그녀가 시키는 메뉴도 다 외우고 있다.
날마다 찾아와서 밤콩을 갈아 양념한 허머스를 넣고 만든 월남쌈에 컬리훌라워 슾을 시켰었다.
그거라면 금방 만들어 줄 수는 있다.
잠시만 기다리라 하고 음식을 만들어 내다주었다.
슾은 나중에 덥혀 먹으라고 3개를 싸주었다.
돈을 내민다.
이런 때는 돈을 안 받는 것이 내가 정한 원칙이다.
장사하기 위해 만든 음식이 아니고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만든 음식이다.

카운터를 보는 아이에게 새로 오는 손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었다.
15퍼센트도 안될 것이라고 한다.
그 정도로 우리 식당은 유난히 단골이 위주다.
우리 음식이 아니면 자기 집에서 해먹는다는 손님도 여럿이었다.
그래서인지 날마다 오는 손님을 헤아리면 열손가락을 넘는다.
그 손님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처음 식당을 열고 날마다 찾아오던 손님은 7년을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오죽하면 내가, 다른 음식도 먹어야지 매일 같은 음식만 먹으면 영양에 불균형이 생긴다고 그랬다.
자기가 하루 두끼는 다른 음식을 먹으니 걱정 말라 하였다.
그러더니 워싱턴으로 직장을 옮겨간다고 작별인사를 하고 갔다.
거기가선 뭘 먹고 사는지 반 중매쟁이 노릇을 하며 맺어 준 여자친구랑은 결혼을 했는지 궁금하다.

음식을 차려주고 돈을 받는 손님과의 관계도 오래되면 가족 같아진다.
식당 문을 닫고 그들이 걱정된다.
날마다 먹던 음식이 갑자기 사라졌으니 어떻게들 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