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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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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똑같을까


BY 김효숙 2020-03-18

혼자 먹는 저녁은 대충이다
잘 먹어야 한다는데  잘 안된다
하기도 싫고 입맛도 없으니 혼자사는 언니들이 이해가 간다
아기를 돌보러 가기로 했는데 재택 근무한다고 오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마음에 여유도 생기고  하기에  저녁엔 카레라이스를 해서 일하는 친구도 주고
혼자사는 할머니도 갖다 드려야지
부지런히 카레라이스와 나물을  볶아 혼자 저녁을 먹고 8시쯤  우리 집 앞을 지나가는
친구도 전해주고 혼자 계시는 할머니도 갖다 드렸다
할머니랑 도란도란 이야기도 하다가 빈 그릇을 들고  어둑한 골목을 걸었다
집 앞에 다다라 4층 을 올려다 보았다
1층에서 3층까지는  불빛이 새어 나온다.
근데
우리집은  보이지 않는다.
캄캄한 골목 보이지 않는 우리집
옥상에 반은 꽃밭이고 옥상에 반은 우리집이다

순간 혼자 노래를 불렀다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캄캄한 골목길이 우리집과 똑같아
보이지 않는 우리집

어둠속에 잠을 자는가
고요를 좋아하는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우리집

그래도 그래도 좋아요
층계를 올라서니  우리집 보이네
초록색 쪽파들이 날 반겨주고
하이얀 창문이 달빛에 눈부시다

뾰로롱  뾰로롱 우리집 현관문이 열린다
우와... 드디어 우리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