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님들은 김장들 하셨나요?
아침에 일어나니 왜그리 몸이 천근만근인지 남편 출근하자마자 아버님 식사 차려 드리고 다시 누웠네요.
목도 따끔거리고 손발도 아픈게 기운이 하나도 없어서 30분 정도 자려고 했던게 한시간이나 후닥 지나갔어요.
요며칠 피곤하고 자꾸 졸립더니 몸살기가 있었나봐요.
꼭 산후통 같은 느낌이라 기분이 안 좋더군요.
엄마가 전화를 하셔서 겨우 정신차리고 친정으로 편한차림으로 갔더니
언제 배추를 절여 놓으시고 속을 만들고 계시는지 정말 부지런한 엄마세요.
양념 맛은 저에게 알아서 하라고 하시네요.
이유인즉 우리딸에게 김치를보내야 하기에 당신입맛엔 짭짤하게 해야 맛있는데
우리식구는 좀 싱겁게 먹으니 김치속 양념간을 하라는거죠.
제가 하는 김장과는 달리 담백하고 깔끔하게 하셔서 아주 제마음에 들진 않지만
얻어 먹는데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죠.ㅎ
미리 알았으면 제가 좀 준비해서 챙겨가서 좀더 맛나게 하는데 말이죠.
양념 쪼로록 줄세워 놓고 준비해 놓은걸 제입맛에 맞게 간을 맞추고
김치통 두통에 담아 주시는걸 사양도 안하고 넙죽 받아온 못된 딸이네요.
어제 배추가 세일하기에 얼른사서 베란다에서 숨죽였다는 엄마에게 넘 감사하고 죄송한거예요.
덕분에 저야 당분간 먹을 김치와 딸에게 보낼 김치는 신경 안써서 좋지만
이젠 엄마 앞에서 빈말이든 지나가는 말이든 말조심 해야겠어요.
괜시리 딸에게 김치보내야 될 거같다는 말을 기억하시곤 행동으로 옮기시니 마냥 죄송하네요.
죄송한마음에용돈좀 드렸더니 안 받으신다는걸 엄마 드시는 비타민제 사드시라고억지로넣어드렸네요.
결혼할 당시 사윗감은 성실하고 단정한 모습에 마음에 들어 하셨지만
맏며느리 자리라 여간 걱정을 하지 않으셨지요.
몸이 가늘어 맏며느리 노릇 제대로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을 하시더니
직장 다닐 때는 시어머님이 아침 챙겨주시고 세탁까지 해주시니 별 어려움 없이 살다가
언제부턴가 손과 팔이 조금만 일을 해도 힘이드니 우울할 때도 많아요.
무늬만 맏며느리지 맏며느리 역할도 제대로 못하는 거 같아요.
엄마
정말로
감사하고 죄송합니다.
딸이 이렇게 허약해서 엄마까지 고생시키네요.
엄마 덕분에 엄마손녀도 맛나게 김치 먹게 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갓한 김치에 굴넣어 버무려서
새우오징어탕해서 저녁으로 먹었어요.
간단하게 김장하고 처음으로 수육은 다음으로 미뤘어요.
P.S
폰으로 글을 작성했더니 PC와 다른게 행간의 간격도 그렇고 글을 올리기가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