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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기념일 잊어먹고 사는데


BY 살구꽃 2019-11-13

11월 12일  어제가  우리 결혼기념일이었다. 기념일 안 챙기고 살은지 몇년 된거 같은데.
어젠 내가  대학병원  가는날이라 달력에 동그라미가 쳐져있어서 나도 알게된거다.

남편이 어제 저녁에 전화와서  하는말이  자기 베게를 껴안고 자라해서 둘이 웃었다.
기념일도 몇년전까지 챙기며 살고 그랬지. 나가서 세식구 외식하고.노래방으로 갈때도 있었고.

24살에 남편하고 살림차리고 살다가  애낳고 아들이 3살때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도가고,
아들과 함께간 신혼여행. 앨범에 보면 그때가서 찍은사진이 있으니  사진보면 감회가 새롭겠지

아들놈은 결혼식이 끝날때까지 엄마를 찾아대며 울고.ㅎ 울아들 참 울보였다 어릴때.

엄마만 졸졸 따라다니며 잠시만 안보여도 어찌나 울어대는지 내가 화장실도 제대로 못갔다.ㅎ
남편하고 한지붕 밑에 산지가  올해로 28년이다. 웃음보다 울음이 많았던  결혼생활의 연속이었지.

내가 원하던 꿈꾸던 결혼생활과  정 반대로만 흘러가던  결혼이란  생활..때려치고 싶던 순간도 많았고.
이 남자 너무 여자맘을 몰라서..여형제가  없어서 아들만 4형제 속에서 살아서 그랬나..

진짜로 여자마음  이렇게 모르는 남자는 처음봤다. 지금은 아주 눈꼽만큼 그래도 알게 만들어놨다.
내가 자꾸만 옆에서 조근조근 설명하며 여자는 이래요,ㅎ 이렇게 행동하고 말을 해주세요,ㅎ

속에만 담아놓고 입 꾹다물고 있지말고요, 그놈의 입은  밥먹고 담배 피는데만 쓸려 하지말라고.ㅎ
사람의 입은 말하라고 달린거라고  잊을만하면 내가 좋게한번씩 읊어댄다.

남자들 땍땍거리고 여자가 말하면 절대로 말 안들으니 웃으면서 좋은말로 타일르듯이 하는거지.ㅎ
나는 아들에게도 그리 말한다. 절대로 언성 높히고 말을 안한다. 그리 말하면 씨알도 안먹히고 쌈만되니까.

부부쌈도 우린 요란하게 하지않는다.ㅎ큰 소리치고 싸워서 옆집으로  말이 새나가게 싸우지 않는다.
싸우다가  말이 안통하면 나는 더이상 남편하고 말하기 싫어  내가 그자릴 피하고 만다.

그래 네똥 굵어서 좋겠다. 이럼서 속으로 욕을 바가지로  하면서  다음날 조근조근  이래서 서운했다
왜그리 당신은  내맘을   몰라주냐  왜 내말을  들으려 안하냐  지승질 못이겨 지가 성질 버럭내고..ㅠ
나는  당신이고.아들에게 잘하려 하는데..ㅠ 그제서야 남편도 내말에 미안한지 가만히 듣는척 하는거다.

남자들이 여자랑 싸움하다 말에서 밀리면 성질 버럭내고 그만해 이러고  담배피러 나가버린다.

저는 담배라도 피면서 화를 삭히겠지만..나는  열받아 죽으란거냐 혼자 씩씩대고 나도 입이 댓발 나와서그때부터 서로 얼굴도 본체만체  속으로 내가 욕한다,ㅎ 너같은거랑 무슨대화를 하겠다고 내가 미친년이다.ㅎ

혼자서 벽을 보고 나는 소새끼 ,개새끼. 온갖욕 해대며 악담을 퍼붓고 분을 못삭여 씩식대다가 울다가..ㅠ
남에게 호인이고 허허거리고 다니니  어떤뇬이 내속 썩는걸 알것이냐 ..참  마음고생 많이하고 살았다.

내가 어쩌다가 눈이멀어 이런 그지같은 집에 시집을와서 이리 속을썩고 살었나 이런적이 많았다.

시엄니냐고 말이  통하나  말귀를 알아먹길하나..ㅠ그저.며늘들 험담이나 해대고 ..ㅠ 무지한 양반
이런집에 시집온것도 내 팔자고. 이런 융통성없고 무지한 시엄니 만난것도 내 팔자고.ㅎ 그저 팔자려니

이젠 남편하고 싸우기도 지치고. 싸움도 체력이  따라줘야 하는거고.ㅎ 요즘 남편하고 떨어져 생활하니
너무 편하고 좋다고 했더니 남편이 웃네. 이래서 사람은 적응하게 마련이고 살게 마련이라고 했나보다고
처음엔  객지 안나가고 그러길 바랬는데.ㅎ 혼자 심심하고 적적하고 그러더니.ㅎ 이젠 너무 편하고 좋다.

이래서 여자들이 남편하고  떨어져 사는거 좋아하나봐.밥걱정 안해서 좋고. 걸리적 대는거 없어 좋다.
남편에게도 내가  혼자 있는거 습관돠서 맨날 객지로 나가길 바라게 되면 어쩌지 하니 웃는다.ㅎ

매일 저녁 남편이 전화오는데. 별로 할얘기는 없지만. 이렇게 부부가 한번씩 떨어져 있어봄도 좋은거같다.
내가 문자로   요즘 그런다. 이제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살자고 ,ㅎ 싸울 기운도 없다고 .ㅎ 

남편이  내말만  잘들으면 우린 정말로 싸울 건덕지가 없다.내가 바가지를 긁길 하나 시엄니 구박을하나,ㅎ
아내로서.엄마로서.며느리로 더이상 어찌 잘하리요,,ㅠ 나도 사람이고 성질 대로 하렴 벌써 끝장났지.

가정을 지킬려고  내 한몸  조금 속썩고 참으면 되니까  이러고  살아내고 있는거지..ㅠ
다시 태어나면 결혼 안하고 연애나 실컷하고 살아야지 ..ㅎ결혼이라면 징글라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