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과는 a버스정거장에서 만나기로 했다.
다시한번 확인 톡을 하는데 갑자기 남편이 b버스정거장에서 만나란다.
a정거장은 주차하기가 나쁘다고 딱잘라 말하는데 은근 부화가 나서 대답을 생략했다.
사실 나도 a정거장이냐 b정거장이냐 조금 고민이 되었다.
집에서 거리는 a정거장이 가까운데 차로는 가보지 않아서 조금 생소하기도 했기에
동네카페에 문의를 했더니
어쩜 친철하신 분들이 길안내를 확.실.히 해주었다.
어디에서 유턴을 해서 어디에 주차를 하면 된다,
다른방법은 유턴하지 않고 어디로 들어갔다가 신호받고 좌회전하면 된다..
너무나 감사해서 하트 마구 날리면서 감사의 표현을 듬뿍했는데
이런 사실을 당연히 모르는 남편님은 자기이야기를 들어 주길 바란다,
톡으로 긴이야기를 하기가 뭐해서 조용하게 있는데
역시나 딸이 개인톡으로
"엄마, a정거장에서 만나요~^^"
말그릇이 있다고 한다.
말을 어떻게 담느냐에 따라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
남편과 나와의 싸움아닌 싸움은 그 말때문이다.
같은 말이라도 상대방에게 기분좋게 하는 말과 기분이 안 좋은 말은 당연 차이가 엄청하다.
카페의 도움으로 공항버스에서 내린 딸과 시간을 잘 맞춰 딱 제시간에 잘 만났다.
편한차림으로 캡을 쓰고 있는 딸은 아직도 내 눈에는 풋풋한 여고생 같은데
벌써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생이니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
말도 사근사근 조용조용 예쁘게 하는 딸은
어디서 왔누?
가끔 나도 욱할 때는 남편에게 큰소리로 대꾸하지만
딸의 말투를 보면 엄마라도 배워야 한다.
저녁에 남편에게 정거장이야기를 자초지종 들려주었더니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수궁을 한다.
진작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