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후에 1층 현관 앞을 정리하고 있는데
집 앞 도로가에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인가 싶어 내다보니 초등학교 4~5학년쯤 되보이는 여자아이가 SUV차량 조수석 문쪽에서 울고 있고 그 옆에선 엄마인 듯 싶은
여자가 화가 잔뜩 난 목소리로
"뭐가 불만이야 말을 해 말을!"하며 아이를
다그치고 있었다
아이는 대답도 못하며 계속 울기만 하고
엄마 옆에는 중학생 쯤 되보이는 오빠인 듯한 남자아이가 어쩌지도 못 한 채 지켜보고 있었다
엄마와 계속 실랑이 와 중에 차 문이 열린 걸
보니 작은 아이가 또 하나 타고 있었다
엄마의 계속된 신경질적인 다그침에도 울기만 하며 대답을 하지 않는 아이 때문에 더 화가
났는지 씩씩거리며 오빠만 태우고는 차를
출발시키려 하니 다급해진 여자 아이가 문을
열려 하는데 안에서 잠갔는지 문은 꼼짝도 하지
않은 채 그대로 출발을 하는 거였다
그러자 여자 아이는 불안한 표정인 채 차가 가는 방향으로 울면서 뛰며 따라갔다
바로 내 눈 앞에서 그 모습을 보자니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되는 마음에 못내 그 여자아이가
생각이 나며 가슴이 아파졌다
엄마를 진정시켰어야 했나, 아이를 다독였어야
했나 생각하다 바라보기만 한 내가 그렇게 답답
할 수가 없었다
그 모습을 보자니 문득 젊었을 때 내 속을
무던히도 썩인 작은 딸램과의 갈등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엇나가기 시작한 딸램이
마치 나를 애먹이기로 작정한 듯한 행동들을
할 때마다 아이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게 아니라
남들 시선만 의식해 내 판단대로 우격다짐을
해서라도 그 고집들을 꺾으려고만 했던
고충이 고스란히 되살아나
한동안 감정이 추스러지지가 않았다
그때는 아이가 내 속을 썩인다고만 생각했지
무슨 이유와 불만으로 그러는지를 들어보려
하지도 않았으니 딸램의 입장에선 엄마인 내가
얼마나 못마땅하고 불만스러운 존재였을까?
내가 그걸 자각하면서부터 딸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일까 어느새 아이도 그 질풍노도의 시기를 벗어나 스스로 제 궤도를 찾아 들었다 그때부턴 자기가 알아서 제 할 일을 해내니
우리에게도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다
오늘 본 그 가정의 모습에서도 이미 어른과 아이사이 힘의 균형은 엄청 기울어져 있는데
어른들은 단지 내 말을 안 듣는다는 생각으로
그걸 무기 삼아 아이들에게 그 힘을 너무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건 아닐까 싶으니 나를
비롯한 어른들이 참 못났다는 생각이 든다
부디
그 아이의 가정에 오늘 하루가 평화로운
마무리로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그 아이는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