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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야,


BY 시냇물 2019-07-01

어제 엄마한테 다녀올 때 언니가 성당에서

미사를 끝내고 오면서 나 준다고 오이김치도

한 통 담고, 참기름 한 병에 간식까지 바리바리

싸들고 왔다

1박2일동안 엄마 돌봐 드리느라 애썼다며...




가끔씩 올 뿐인내가 뭐 그리 대단한 일을 했다고 미안하게스리ㅜㅜ

그러는 언니는 정작 가까이 모셔다 둔 죄로

도맡다시피 엄마를 보살펴 드리고 있으면서!




1남4녀 5남매 중 맏이인 언니는 넉넉지 못한

형편에 부모로부터 받은 게 없음에도

처녀 때부터 결혼해서 이날 이때까지 친정 돌보는 일을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은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5남매 중 언니와 맨 밑에 남동생만 대학을 나왔을 뿐 중간에 동생둘과 나는 고등학교까지만

나왔기에 그저 제 앞가림만 하기에도 빠듯한지라 친정에는 신경쓸 겨를도 없이 살아온 것 같다 동생들 치닥거리도 부족해

친정 부모님 챙기는 것까지 도맡다시피 하고 부모님 용돈 한 번 거를적 없을만큼 챙기고 있으니 늘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언니가 이렇게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대를

나와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을 갖고 있었던 덕분이 크다는 생각이다

그랬기에 언니는 친정에 대해 더 큰 책임감을

느꼈는지 모른다

그러니 동생들에겐 힘들다 내색 한 번 없이 해왔겠지!



친정도 친정인데 시댁에서조차 맏이 아닌 맏이

노릇까지 도맡다시피 하는 그 삶이 오죽이나

마음고생이 심했으려나 싶다

게다가 까탈스럽기 그지없는 형부까지 보필하여 박사 만들고, 큰조카까지 박사 되는데 밑거름이 되었으니...



어디서 이런 언니가 우리에게 왔을까?

엄마는 그럴 때마다 그러셨다

언니는 베풀고 살 팔자라구



그건 엄마로서 언니한텐 너무 가혹한 얘기

아닌가?




그러니 친정 동생들조차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당연하다는 듯 언니에게 손을 벌리곤 했지만

언니는 한 번도 거절해 본 적이 없으니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그러고도 언제나 더 줄게 없는 걸 아쉬워하는

걸 보면서 나라도 언니 힘을 덜어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내가 할 수있는 건 찾아서 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제는 언니를 위해서 나를 비롯해 부족한 동생들인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4년 후면 어느새 언니도 70세가 되는데...



오늘도 아침 일찍 엄마 모시고 병원 정기검진

간다고 하여 엄마한테 하루 더 못 있고 

내 집 일 때문에 올 수 밖에 없었던 내가

그렇게 미안할 수 가 없다




부모보다 더 부모같은 언니야,



내 언니여서 고마워!

많이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