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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증


BY 마가렛 2019-06-08

사그락 사그락...
화장대 위에 긴 종이를 하나씩 펴서 줄을 세워본다.
가계부에 옮길 영수증을 제때 옮기지 않으니 이것또한 밀린 세금마냥
부풀어져있다.
하나씩 날짜별로 나뉜 뒤에 수첩에 적어본다.
한동안 뜸하게 쓰지 않았던 가계부가 5월에는 휑한 공백으로 남겨있다.
5월은 지출이 넘 많아 가계부조카 소홀히 했으니 6월엔 다시 써보자.
가계부는 써도, 안 써도 많은 차이는 없지만
어쩌다 생각의 망각에서 떠오르게 하는 숫자로 필요하다.
이날은  아들과 점심을 먹었구나,
이날은 고기를 좀 샀고,
이날은  남편이 좋아하는 맥주를 사려다가 생각지 않게 식비가 많이 지출된 날이고..
날짜마다 내용과 금액이 다르다.
그냥 무심코 지나가버리면 금방 잊혀질 수 도 있는 날이
일기나 가계부를 통해서 다시한번 되새김을 하게되서 좋다.
그러다가 영수증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아! 영수증 생략했지,
거기는 로드샵이라 영수증을 발행 안하는 과일가게지..
혼자가 빈 금액의 내용을 떠오르며 다시 볼펜으로 꼭꼭 눌러본다.

숫자와 관계가 깊은 나는 숫자를 예사롭게 보지 않는 혜안이 있다?ㅋ
예전 직장에서도 숫자가 잘 안맞으면 꼭 나에게 자료를 가져오는 과장님이 계셨지.
내가 그 숫자를 찾아 드리면 엄청 고마워하시며 식사를 사시거나
짬짬이 점심시간에 인근에 고궁이나, 사무실에 사진을 잘 찍어 주셨지.
사진 찍기가 취미인지 특기인지 잘모르겠지만 그분 덕분에
늘 사무실의 여직원들은 화기애애하고 순간의 찰깍 소리에 인화된 사진을 기다리며
인화된 사진을 보며 다시한번 웃음짓곤 했었는데.

영수증에 중에 병원과 약국 영수증이 있다.
실손보험을 들었기에 보험사에 알려서 보험료를 타야 되는 것도 있는데
그게 말만큼 쉽지가 않다.
찾아가자니 거리가 있어 번거롭고
앱으로 보내려니 어찌나 까탈스러운지 하나하나 넘길 때마다
일일히 내용을 써야하니 좀 번거로운게 아니어서 영수증을 보아 놓았는데
담주에는 일부러라도 시간을 쪼개어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서 처리를 해야겠다.
숙제가 있으면 영 찝찝한 기분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겐 작은 스트레스와 같아 커피를 많이 마셔 속이 좀 거북한,
볼일을 제때 안 본 느낌이라고 해야 될까?

위에서 내려다 본 교차로는 한가하면서도 바쁘다.
동시에 신호들이 바꾸니 정지된 화면이 일순간 바쁘게 움직인다.
모자를 쓰고 청바지를 입은 사람과 언 바란스의 원피스를 입은 사람,
한손에 아이스커피를 든 사람,
등산베낭을 메고 기다리는 어르신,
테이크아웃 쇼핑백을 든 사람,
주차를 하고 카페에 들어가는 일행...
대부분
영수증과 무관하지 않다.
움직이면 돈이고 움직이면 소비다 보니
영수증과 떨어질 수 없는 우리 현대인들.

"영수증드릴까요?"
계산하는 직원이 묻는 말에
"아니요. 잘먹었어요..^^"

기억저편으로 가기 전에 꼭 기억해서 옮겨 적도록...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