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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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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생각


BY 김효숙 2019-04-06

남편은 지인이 주었다며 간장 게장을 들고 왔다
게장을 좋아하는 아내를 주고 싶은  마음에  좋아라 하며
일주일 만에 집에 오는 모습은 환했다

자  게장  얼른 밥 맛있게 먹어 한다.
저녁 밥상을 차려  아내가 맛있게 먹으니  살만 한쪽 뜯어 간장하고
밥 한수저 먹는 남편
게 뚜껑을 한번 먹고 두드러기가 난적이 있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게는 모두 내 차지다.

맛난 게를 보면 게f를 좋아하는 오빠 생각이 스친다
내겐 아버지 같은 오빠이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내가  다섯살 적에 돌아가셨으니  열너덧살인  오빠는
아버지 대신 엄마를 도와  그 어린 나이에 산에가서 땔감을 해오곤 하였다
늘 엄마를 도왔고 날마다 엄마한테 효도를 해야한다고  하며
참 착했다

엄마 혼자  장사를 해서 자식들을 먹여살려야하니   옆에서 지켜보던 오빠는
중학교 졸업후 객지로 나가  돈을 벌어왔다
자기가 못한 공부를 동생은  시켜야 ㅣ 한다며 열심히 벌어 상급학교 진학할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군대에 가서도 매달 받는 월급을 모아 엄마를 갖다드리던  울오빠
난 어려서 부터 오빠의  고생을 알았다
오빠가 안계셨으면 지금의 나도 없었을것 같다

그래서 살아가면서도 오빠 생각하면 아버지 같은 사랑을 느낀다

맛난거 보면 오빠 생각이 난다

남편 또한 좋은거 있으면  오빠 갖다 드리라고 한다

토요일이니 아침도 안 먹고 게장을 들고 오빠네 가서 먹기로 하였다
큰 조카 둘이 있어 게 두마리 가지고는  먹지도 못하고
언니 오빠만 계시면 둘이 한 마리 씩 드시면 좋겠다 생각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둘다 있다
남편과 나는 깔깔대고 웃었다

언니 오빠께 말씀드리니   또 하하 웃었다.
내 생각은 조카들은 살아가면서 먹을 기회가  많이 있으니까
울오빠 언니 드리고 싶은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게딱지를 뜯어 오빠 언니 하나씩 놓고 오빠  게딱지엔 노란 알도 더 얹었다
하얀 쌀밥에 게장을 보며 군침들을 돌린다.
다행히 큰 조카는 안먹는댄다...
나도 남편은 맛난 된장찌개 묵 고추조림에 밥 먹고  나머지 식구는 게장에
푹 빠졌다
워낙  큰거라 모두 잘 먹었다

오빠는 날보며 얼굴이  헬쓱하다고 하신다.
누우라고 언니가 배게를 갖다 주신다.

울오빠 언니는 사랑이 많다.
가져간 봉투에 이것저것 하다못해 멸치 육수까지 잔뜩 싸주신다
가방속에는 김치   육수 고추조림 된장찌개 묵들이 웃는다.
친정 사랑 받아가서 좋으냐고 말이다

대문앞에는 엄마가 심어 놓으셨던 동백꽃이 장관을 이룬다.
커다란 아름드리 꽃이 만발했다
ㅣㄴ
엄마 저 가요   활짝   핀  동백꽃이 부끄러운 듯   좋아라 웃는다
엄마 손길이 닿은  동백꽃

일흔이 넘은  오빠는   내 얼굴을 만져준다.
잘가거라...골목길이  환하다

밤하늘 달빛  울엄마가 좋아서 웃으시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