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이른 시간에 집을 나서니 아침공기가 싸늘하지만 상쾌하다.
내친김에 역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집에서 역까지는 꽤 거리가 되는데 걷기운동에 충실하자는 나의 새해 목표에 따라
실천해 보기로 했다.
시간적인 여유로 좀 걸으니 한층 마음이 가볍다.
이시간대에도 전철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있었다.
양재역에서 친구를 만났다.
두달만에 보는 친구는 반갑게 안아주었다.
매달 보는데 12월엔 서로 바쁘다는 이유 때문인지 어쩌다보니 건너 뛰었다.
문화적인 코드가 잘맞은 우리는 가끔 이렇게 좋은 콘서트나 예술감상을 함께한다.
한국예술의 전당에서 매월 둘째주 목요일에 하는 11콘서트.
모처럼 친구와 만나서 새해맞이 첫 콘서트에 참여했다.
피아스트 김용배님이 진행했을 때 가 보고 처음이니 상당히 오래간만이다.
콘서트홀 로비에는 일찍 도착한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우리도 1층 로비에 있는 테라로사에서 모닝커피를 맛있게 마셨지.
모닝커피는, 테라로사 커피는 왜그리 맛있는지........ㅎ
예술의 전당에서 꾸준하게 사랑받고 있는 이 콘서트는
언제부턴가 대중적인 콘서트가 되어서 그 큰 콘서트 홀이 꽉 찼다.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협연한 주페의 경기병 행진곡으로 시작을 하는데
역시 시작이 좋았다.
오케스트라의 각진 연주을 2층 박스에서 내려보는 기분도 좋았다.
촉망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이택기의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에 심취되었다.
젊은 피아니스트가 아담하고 귀엽게 생겼는데 어디서 저런 힘이 나는지
피아노의 음은 강렬하고 웅장했다.
혹시 제2의 조성진?
2부가 시작되면서 행운권 추첨이 진행되었는데
당.연.히 우리 둘은 패스~될 줄 알고 티켓도 꺼내지 않았다.
그렇게 다른분들께 양보했다.
새로운 진행자 김상진님의 약간은 상기된 듯한 진행이 오히려 친근감있게 느껴지고
평화롭게 함께하는 공간이 좋았다.
대중적인 인기 음악인 정재형의 피아노곡도 처음 들어보았다.
비올라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안단테를
감상하면서 음악의 아름다움에 빠졌다.
이 안단테는 정재형이 진행자인 비올리스트 김상진님을 위해 작곡한 곡이라
더 의미가 있는듯하다.
두분이 함께 초연을 하는데 감동적으로 다가오고,
차이코프스키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드보르작의 교향곡 신세계로부터가 대미의 장을 마감했다.
신세계의 음악이 끝나고 일어서야 하는데도 모든 사람의 환호에
앵콜곡이 이어지고 그럼에도 일어나고 싶지가 않았다.
음악의 울림이 계속 내 마음에 남아서 숨쉬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