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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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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 맞으러(1)


BY 김효숙 2018-11-17

여고 동창생 모임이 있다
봄 가을이면 우리들은 서울을  떠나 여행을  간다
올 가을은 포항엘 가기로 했다
한번도 가보지 않은 포항   생각만 해도 설레인다

저녁엔  없는 동안에 혹시나 추울까   밖에 있는  작은 선인장들을
모두 들여놓고  모처럼 작은 거실 구경하러 들어온  화분들이
웃는다  춥지않아서 오늘 밤은 잠을  잘자겠지

가는  가방에  약이며 옷을 챙겨넣고  잠이 든 시간이 새벽 한시다
알람을 맞추어  놓았어도 걱정을 해서인지 새벽 4시30분에 눈을 떴다
추석때  사놓은 모시떡을 다시쪄서 따끈따끈하게  호일에 쌌다
날  따라 여행을 떠나는 갑상선 약 당뇨약 식도정맥류약
여행가서는 모두 내려놓고 오라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듯하다

매일 아침마다 콩주워 먹듯  약도 잘먹는  나는 오늘  아침에도
즐거운 맘으로 약을 삼킨다

서울역까지 8시까지 가야한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미세먼지로 공기좋은  우리 동네도 뿌옇다
새벽이라 그런지   버스는 오지 않는다
기다리다 버스를  탔다

일찍 어디를  혼자 가는것은 오랫만에 일이다
맨날   남편 따라 같이 가는데 오늘은  홀가분하게 떠나니
한편  좋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하다

같이 있을때는  모르는데 혼자 살다보니 가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한시간 남짓 지하철을  타고 달리나 서울역이다
친구들이 모두 나와서  기다린다.
모두가 설레이는  여행인가보다

육십이  넘고보니 하루가 조급해진다
건강도 나빠지고 걷는것도  힘겹고 혹시나 가다가 넘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든다
모두가 건강한데 유독 나만  약을  많이 먹늗듯하다
하지만 유머스럽고  재미있는  난 약을 많이 먹는다고 걱정을  하지 않는다
항상   긍정적이니까 말이다
가을바람 맞으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