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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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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정


BY 마가렛 2018-09-28

정이란 무엇이기에 만나면 좋고 주면 좋고, 받으면 더 좋을걸까?
몸도 마음도 힘들어서 사실 이번 추석차례는 건너뛰고 싶은 심정이 하늘끝에
닿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막내동서의 전화를 받고는 그래도 몸을 추스리고 함께 일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
막내가 와서 일을 많이 도왔다.
둘째는 나물 다섯가지 해오라하니 군말없이 알았다고 하니 그것도 고마운 일이다.
막내의 입담으로 해피파이러스를 받아가며 전을 조금만 하려고 했던게 어느새 두 바구니에
이쁘게 담겨 있어 보기만 해도 풍족하다.
손 편지에 마술팩이라며 얼굴팩을 작은선물이라 내미는 동서가 어찌나 곱게 보이던지
내가 봐도 우리 막내는 속이 참 깊다.
형님이 아프다는 소리에, 힘내라고 이런 센스있는 선물을 준비했나보다.
물론 시댁 삼형제는 명절 때면 선물을 주고 받는다.
큰 선물은 아니어도 마음의 정이 담뿍담은 선물을 주고 받을 때면
그래 이런게 정이지...하면서 마냥 입꼬리가 올라간다.

친정집 막내여동생은 시누이 복이 많은 케이스다.
시누이가 나와 나이가 같은 걸로 아는데 골드미스다.
결혼을 하지 않았기에 동생들, 부모님들을 돌봐드리는데 어찌나 지극 정성인지
아무리 미혼이라고 해도 그렇지 큰일이 있을 때면 홍반장처럼 일을 뚝딱 해결해 준단다.
언젠가는 동생이 엄마에게 봉투를 내밀더니 자기네 시누이가 엄마 맛난거 드시라며
전해달라고 했단다.
그때가 아마 동생네 시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가 아니었을까 싶은데
아무튼 생각도 깊고 스케일이 크다
동생네 대출금도 갚아주고, 아랫동생네도 섭섭하지않게 도움주는 시누이니
생각도 못한 시누이 복에 우리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부러워한다.

이번엔 큰 야채박스에 메론을 한가득 예쁘게 다듬어서 보내왔다. 다른 선물과 함께.
우리 엄마드시라고 손수 하나하나 깍아서 담아서 보낸 그 정성이 보통이 아니다.
동생 시어머니는 둥근 호박을 여러개 보내주셨다.

둘째여동생은 애교있게 밑반찬을 선물로 주는데
굴비를 잘게 손질해서 진미채처럼 양념을 한게다.
거기다 잣과 함께 매콥하게 간을 했는데 이게 또 밥도둑이다.

내가 준비한 선물을 보더니 다들 좋아하니 다행이다.
시끌버끌한 식구가 모여 한소리씩 말하면 정신이 없어 가끔 우리 제부가
목소리좀 낮추라고 동생에게 이야기하지만 그래도 그러거나 말거나
흥이 난 동생은 목청껏 소리친다...ㅎㅎ

작은체구의 올케의 손빠름에 우리는 서성이다가 물러난다.
아무래도 시누이들이 옆에서 도와주는게 더 부담스러운지 자꾸 괜찮다고하니
우리는 멀리서 옥돔이나 전이나 데치며 상을 차린다.
제부들의 칭찬에, 막내동생이 자기 와이프를 칭찬하느라 비슷한 레퍼토리가 또 울려도
우리는 그래그래 잘한다 하면서 함께 칭찬하며 정성껏 차린 밥상의 해물탕 맛을 본다.
역시 기름진 음식 뒤엔 이런 해물탕이 최고야!
내가 한마디 해주니 모두들 이구동성으로 맛있다 하면서 칭찬하고
밥상의 그릇도 춤을 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