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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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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지난 생일


BY 주인 2018-09-07



서운한 생일날이 지나고 다음날아침 딸들이 아침을 거른 채 외출 준비를 한다.
 
“엄마 11시 예약했어요. 점심 먹고 늦게 출근해 엄마!”
 
“안 돼 예약 손님이 있어서... 엄마가 손님 다녀가시면 전화 할게.”
 
입을 삐죽거린다.
 
“엄마는 왜 우리 생각은 안 해주고 엄마 서운한 것만 생각하고 우리를 미안하게 만들어?”
 
현실 도피를 한다.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고 도망친다.
별의별 소리를 뒤로하고 그렇게 출근을 했고 예약 손님을 맞아 카드결재를 시도했지만 이동식으로 단말기를 바꾸고 나서 너무 오랫동안 사용하질 않아서인지 잘 안 된다.
기계치인 나는 딸이 없으면 아무 기기도 작동을 할 수 없는 처지이다 보니 사정하는 목소리로 sos를 쳤다.
 
“딸? 카드 단말기가 속을 태우네? 빨강 불이 들어오고 안 되는걸?”
 
“갈게요.”
 
“응?”
 
“간다고요~”
 
짜증 섞인 목소리로 소리 높여 말한다.
이럴 때는 어디 산속으로 들어가서 자연인으로 살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손님 앞에서 화를 낼 수도 없고 이런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데 5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 느껴지긴 처음이었다.
아이가 도착하더니 잘되는데 왜 그러냐고...
참 나 원!
기계도 나를 얏 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무사히 결재를 하고 손님은 돌아갔다.
 
“엄마! 큰 손님이네? 오늘 스테이크 먹어도 출혈 없을 것 같은데? 가자고요.”
 
“콜 불러!”
 
이렇게 날 지난 생일 파티를 하러갔다.
 
“아빠 빼고 내년에도 우리끼리 파티하자 엄마! 히히히~~”

먹기는 잘 먹었다만은 돌아오자마자 다  쏟아냈다.
주워온 새끼들도 아니고 남의 남편도 아니고 나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정의 내리고 싶다.
가족은 나의 희생으로 존재한다.
 


 

날 지난 생일
날 지난 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