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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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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허전하다.


BY 마가렛 2018-06-05

지천이 장미꽃으로 사람을 유혹한다.

꽃이 이쁘니 눈길이 가고, 향기가 좋으니 가던 걸음을 멈추게한다.

장미를 유독 좋아하셨던 우리 시어머님.

5월이면 우리집 화단의 장미를 당신 손으로 잘라서 흰 유리병에 꽃으며

흐뭇해하시면서 쳐다보셨던 분이시다.

난 꽃은 꽃으로 있을 때 제일 이쁜데 왜 꺾으셔서 방에 놔 두실까? 하면서

화단의 꽃향기를 맡곤 했었다.

사람은 없어도 꽃향기는 여전히 우리 곁에서 존재감을 나타낸다.

 

어찌하다보니 이번 어머님 기일이 공휴일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기일 며칠 전부터 난 장을 보느라 메모지를 들고 동분서주했었다.

당일엔 동서와 함께 기름 냄새를 풍기며 본격적으로 부침을 하고 나물을 무치면서

하루를 피곤함에시달렸었다.

 

이번 제사준비를 동서들에게 처음으로 분담을 해주었다.

둘째에겐 다섯가지 나물을,

막내에겐 부침 다섯가지를 조금씩 해오라고 했다.

모두들 불평없이, 토시를 달지않아 다행이고 고맙다.

갑자기 일이 줄어드니 내가 뭔가 허전하고 한가해진 기분이다.

제사 이삼일 전 부터 분주하며 장을 여러번 봤어야 했는데

분담을 하니 마트행도 한 번이나 두 번으로 족하다.

아버님이 경상도 분이시니

제삿상에 오르는게 참 많았다.

문어가 제삿상에 올린다고 하면 의야해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어느날 아버님께 말씀을 드려서 그나마 마른 오징어, 가오리는 올리지 않는다.

상이 휘청거리는 게 보기도 좋지않고 누구를 위한 상인가 싶기도 했다.

평소 즐기지 않는 것을 올리다보면 시간낭비, 돈 낭비이고 처치 곤란이다.

솔직히 지금 올리는 것 중에서도 몇가지는 생략해도 된다.

이번 제삿상을 차리면서 줄일것은 줄여야겠다.

간소하게 준비하고 어머님을 생각하는 날이면 되지 않을까 싶다.

막내동서가 전화 했을 때 날도 더우니 조금씩만 하라고 했다.

욕심많은 어머님은 조금 싫어하실까?

 

어머니 괜찮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