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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아빠좀 닮아라


BY 마가렛 2018-04-03

아들아! 아빠좀 닮아라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살아보면서 그말이 참 맞는 말이라는 걸 종종 느끼는데 특히 울 아들을 보면서 실감한다.

약속장소에 미리나가라는 남편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이야기해도 그게 잘안된다.

겨우 시간에 맞거나 중요하지 않다 생각하면 약속을 어기거나 하는 아들에게 나도 약속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아들때문에 속이 부글부글 한 적이 있다.

제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아들 때문에 공연을 못보면 안 될 것같아 그냥  딸과 함께 공연장에 들어간 적도 잇다.

 

남편 말로는 아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버님이 습관을 잘못 들여서 그렇다고 하는데 꼭 그렇진 않겠지만

어느정도 일리는 있는 말이다.

나보다 아들을 더 사랑하시는 우리 아버님은 그야말로 손주사랑이 남달랐다.

말씀은 별로 엾으신 분이 온 신경이 아들에게 집중되어 있으시다.

초등학교 다닐 때 매번 늦게 일어나는 아들을 아버님은 매번 깨우신다.

아버님도, 나도 깨우지 말라고, 지각을 몇 번 해봐서 선생님께 혼나봐야 정신 차린다고 누누이 말씀드려도

아버님은 그시간만 되면 아들을 자동으로 깨우신다.

아들은 그것에 익숙해져 아버님이 깨우지 않으면 안 일어났다.

그 버릇이 아직도 진행형인 울아들이다.

심지어 지금은 학원에 나가는데도 번번히 못일어나는지 안 일어난다.

나도 집에 있을 때는 몇 번은 깨웠다.

그래도 성실히 자기 임무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아들을 깨웠는데

언제부터 괘씸해서 안 깨운다.

학원장에게 한소리 듣던가 해야 정신차리려나 하는 마음도 있었다.

오늘도 학원 갈 시간이 다되어가니 내가 조금 신경이 쓰이는데 꾹 참았다.

그랬더니 겨우 지각을 면할 시간에 헐레벌떡 일어난다. 

그래도 머리는 꼭 감고, 물론 밥은 먹을 시간이 안되니 건너 뛰는게다.

주방에 치킨조각이 있는걸 보니 어제 밤늦게 치맥을 먹은 모양이다.

당연히 늦게 잠자리에 들었을거고 일어나기 버거웠을거다.

키는 길다란 놈이 몸무게는 점점 줄고, 조금있으면 허리사이즈가 내사이즈가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출근? 시키면서 허리사이즈는 더이상 줄면 안된다고 한마디 했더니 슬며시 웃으며 대답은 잘한다.

 

칼같은 성격의 남편은 아들의 게으름을 아주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남편은 약속을 정하면 무조건 20분 전에는 도착해야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지난번 공항에 갈 때도 너무 서둘러 나와 공항에서 말다툼을 했지만 그사람은 너무 서둘러 내가 종종 피곤해서

못을 박았다. 어디 갈 때 너무 서두르지 말고 잔소리좀 줄이라고...제발!

 

남편은 늘 불만이다.

자기보다 성실하지도 않고 의지도 약해보이는 아들이 못마땅해서 매번 나에게도 잔소리를 한다.

물론 남편은 성실하다. 열심히 산다. 그렇지만 아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본인이 모른다.

내가 조용히 설득하려고 하면 아들편만 든다고 나를 나무란다. 그런뜻이 아닌데도 남편은 자기스타일을 고수한다.

이러니 아들도 아빠와 이야기하는 걸 피하게 되는것인데...

 

아들에게도 몇 번 잔소리를 했지만 예전처럼 어린아이도 아닌 아들은 이젠 머리컸다고 제 마음대로 한다.

그래도 아빠가 아직은 겁이 나는지 주말엔 눈치를 좀 보는듯하다.

이런 아들이 어떻게 그 무섭다건 해병대에 가서 적응을 하고 전역을 했는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아들아! 좀 일찍 일어나면 안될까?

어떡하면 그 버릇을 고쳐줄 수 있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