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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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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그런 봄이 온다..


BY 천정자 2018-03-18

 

​살다 보면 그런 봄이 온다

 

 

관리비를 두 번이나 못냈더니

독촉장이 가볍게

마음을 철렁 내려 앉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사는 것이 바빠도

늘 산소에 허기진 중독에

시달려 재촉 당하는 숨쉬기는 한결 같다

일부러 계단을 오른다

심장근육이 단단하게 조여오는 압박감에

아직 살아있어 살아있구나

가파른 고갯길 걸어 넘어봐야

산다는 것이 뭔지 알겠다

은행가서 밀린 관리비 낼 때

연체된 하루 하루가 뭉텅 지워진다

팍팍하게 너무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은데

언제부터 할 말이 자꾸 가슴으로 숨었다

봄비가 착하게 비스듬한  선긋기로 내린다

이제 곧 여린 연두색 봄이 보일텐데


 

작업공책)

오래 되어 내 기억에 전혀 없었던 봄

기록해 놓지 않았다면 몇 칠 밖에 또렺하게 남은 봄에

내가 살았던 그 시간들이

지나간 길을 다시 더듬어 오래 된 글을 읽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