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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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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올캐언니


BY 김효숙 2018-03-11

남편 생일이 내일인데 주말에 한번 오는 남편

일하는 아내

한주일에   혼자 지내다가 주말에나 만나는 우리 부부

한편 생각하면 안스럽기도 하고

저녁 9시나 되어야 집에 오는 나는  밥을 어떻게 먹던지

그저 편해서 좋다

남편은 남편대로 날마다 편의점 도시락에

인터넷 에서 주문한  구운 계란이며 밥이며 국이며

모두 상자로 배달되어 날마다 밥상을 차려 먹어야하는 남편

 

아! 생일이라도 집에서 따뜻한 미역국이라도 끓여주고 싶건만

맘대로 안되는 환경과 시간이 왜 그리도 안타까운지 혼자

출근하며 걸어가는데  올캐가 전화를 했다

가지도 못하니  통장으로 돈을 보낸다고 하신다

 

언니!  돈 보내지 말고  전서방 오라고 해서 언니가 밥해주면 좋아해요 했더니

흔쾌히 대답하신다.

좋아하는 호박전 부치고 미역국 끓이고  고등어조림하고만 해주면 좋아하니까

했더니 나도 오라고 한다

 

오빠께 전화를 해주라고 하니 오빠도 좋아하신다.

 조금 있으니 그이가 문자를 했다

오빠가 와서 저녁을 먹으라고 한다며 일하는 나는 못오는지 아무말도ㅗ 안한다.

 

아이를 돌보며  할머니 오시기 전에 유부초밥을  만들어 놓고 오신후에

사정을 이야기하니 얼른 가라고 하신다.

 

전철을 타고 한시간 반을 걸려서 가는데 언니가 전화를 했지만 문자로 못간다고 했다

가서 남편을 깜짝 놀래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맛있는 딸기 오렌지 포도를 사가지고 골목길을 걸어서 가니

저멀리 친정집이 보인다.

작은 꽃밭에는 엄마가 심어놓으셨던 동백나무가 한 아름드리 나무로 우뚝서서

나를 금방이라도 안아줄 것만 같았다.

엄마는 유난히도 우리 남편을 이뻐하셨다

생일이면 돈을 모았다 와이셔츠 주머니에 넣어주시곤 했다

 

벌써 하늘 나라고 가신지가 15년이 되어간다.

우리 엄마가 보고싶다.

집에 들어가기 전  동백꽃망울을 바라보며  엄마아...!  하고 불러보았다.

집 안에서 도란도란 말소리가  들린다.

똑똑 뭉을 두드리니 언니가 나와 깜짝 놀란다.

벌써 저녁은 먹고 과일을 먹고 있는중이었는데

내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고ㅗ 한다

전화도 안받고 일하는줄 알았다며 반겨 주신다

오빠고 그이도 언니도말이다 친정은 역시 포근한 솜털같은  사랑에 향기가 묻어난다.

 

언니는 다시 저녁상을 차려주신다

미역국 호박전 쪽갈비  생선조림 잡채  언제 이렇게 많이 했을까

언니도  일하고 4시반에 들어와 후다닥 만들었댄다.

다 맛이 있다.

엄마랑 오래 살아서인지 언니가 만든 요리에서도 엄마 냄새가 난다.

늘 웃으며 어려운 집에 시집와 부지런히 알뜰살뜰 살아주는 언니가 고맙다.

 

내가 잘살아지면 언니 데리고 여행이라도 가고 싶다.

그럴날이 오겠지 나에게도

고마운 우리 올캐언니  엄마한테도 잘하고  온 가정을 불평없이  열심히 살아준 언니가

참으로 고마운 날이었다.

시누이 대신 남편  생일상도 차려주는 착한 언니에게 더 잘하며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