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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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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위에 잉어빵?


BY 마가렛 2018-01-07

아버님이 일찍 대구에서 결혼식을 하는 친적 집엘 가셨다.

남편이 가까운 고속버스터미널에 모셔드리고 왔는데 서울같이 큰 고속버스터미널인줄 알았더니

그정도는 아니고 아무튼 잘 보내드리고 왔단다.

울 아버님 성격은 정말 완벽하시다.

어제 쥐도새도 모르게 혼자서 고속버스터미널을 다녀오신게다.

낯선 길 떠나니 걱정도 되셨겠지만 남편이 모셔다 드린다고 했는데도

만약을 대비해서 그러셨는지 다녀오셔서 찾기 힘들었다고 하신다.

내가 며칠 전에 버스 예약을 하는데 길을 물어보시길래 종이에 크게 적어 준 종이를 들고 다녀오셨단다.

아버님의 완벽한 성격에 어머님도 조금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지만

준비성은 대단하신 울 아버님...ㅎㅎ

 

올 겨울 들어 붕어빵 구경을 한 번도 못해서 그런가 배도 부른데 붕어빵 생각이 났다.

이래서 겨울엔 살이 좀 오르나 보다. 솔직히 몸무게가 좀 늘어서 다이어트 해야되는데 말이다.

갓 구워낸 붕어빵을 호호 불어가면서 한 입 깨물면 단팥이 터지면서 입 속이 살짝 뜨거워

놀래면서 먹는 붕어빵인데...

점심을 먹고  산책을 하면서 대학로를 걷고 있는데 무슨 고소한 냄새에 뒤돌아보니

앗! 저것은 내가 그리워하던 붕어빵?

가까이 가보니 붕어빵이 아닌 잉어빵이다.

팥 들어있는 잉어빵은 2개  천원

슈크림 들어있는 잉어빵은 5개 2천원

그런데 기다리던 손님이 있어서 슬쩍 물어보았다.

"붕어빵 많이 사세요?"

손님이 5천원어치 산단다.

그러자 붕어빵 아저씨가 어떤 종류를 살 거 냐고 물으신다.

팥들어 있는 붕어빵이라고 했더니 그럼 지금 줄 수 있단다.

"따뜻한 걸로 2개만 주세요. 했더니 뜨거운거요? 따뜻한 거요?"ㅎㅎ

?뜨거운거로 주세요~~!~"

 

흰 종이봉투에 두 마리 넣어주신 붕어빵을 하나 집어 먹으니

와우~~ 맛나다... 겉 봉투를 보니 잉어빵이라고 인쇄되어있다.

창업문의 전화번호까지 친절하게 써 있네..

 

잉어빵이 고소 하고 단팥이 듬뿍 들어있다.

붕어빵과 잉어빵은 차이가 있단다.

붕어빵을 일반 밀가루 반죽에 팥이 몸통에만 들어있거나 조금 들어있고,

잉어빵은 찹쌀가루가 들어가서 좀더 찰지고 팥도 머리부터 꼬리까지 들어있다고...

 

아하! 그래서 잉어빵이 붕어빵보다 아주 쬐금 더 비싸고 맛있구나..

 

개천을 걸으면서 호호 불어가며 잉어빵을 깨물으니 어느새 몸도 훈훈하고 따뜻하다.

그리고 어렸을 때 먹었던 풀빵도 생각이 났다.

그시절엔 겨울이 정말 추웠다. 우풍도 있어서 집도 춥고 밖에 나가면 쌩한 바람에

두 볼이 발개져서 사과같은 얼굴이 되곤 했었다.

그때는 국화풀빵이 간식거리로 최고였는데 가끔 아버지가 국화빵을 사오시면,

아랫목에서 이불속에 발을 집어 넣고 동생들과 하나씩 먹다보면

어느새 다 먹어치워서 아까워 했었던 기억이 나는데 그러고 보니 그때도 엄마는, 아버지는

우리들과 국화빵을 안드셨다. 자식들 입에 들어가는 모습에 그냥 흐뭇해하셨다.

엄마는 저녁 준비에 부엌으로 가시고 아버지는 보이지 않고 우리 철부지들은

국화빵이 마냥 맛있다고 먹으면서 줄어드는 국화빵이 아쉬웠지....

 

다음에 친정집 갈 때 붕어빵이든 잉어빵이든 한아름 들고 가서 엄마,아버지, 조카들과 함께

한 번 먹어봐야겠다.

그런데 그 근처에 붕어빵 파는 곳이 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