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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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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딸 2


BY 만석 2017-11-24

막내 딸 2

 

막내 딸 시집보내느니 내가 간다.’는 말이 있다지. 38살 막내 딸아이를 시집보내고 참 옳은 말이다싶다. 무슨 일인들 걱정스럽지 않은 일이 있겠나마는 특별히 걱정스러운 것은 주방 일이다. 늦은 나이까지 공부를 하다가 직장생활을 했으니, 어느 결에 주방 일을 시켜 보았겠느냐는 말이지. 어깨너머로 배운다고는 하나 그도 타당치 않았던 막내딸이다.

 

어느 날.

분명히 막내 딸아이의 전화인데 받기만하면 불통이다. 무슨 일일꼬. 곧 이어 문자가 온다. ‘지금 밖이라 전화상태가 좋지 않네요. 집에 가서 전화 드릴게요.’ 무슨 일일꼬. 한참을 기다리자니 전화가 운다.

겉절이가 먹고 싶어서 시험 삼아 한 번 해 보려구요. 배추 절이는 소금을 어떤 걸 시야 하나 물어보려고 전화했었어요.”

천일염을 쓰면 되지.”

 

?! 어차피 씻어버릴 소금이라서 싼 거 샀는데.”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딴에는 그리 생각하기가 쉽겠다.

레시피는 인터넷에서 얻어내고요 학교 언니들한테 조언 받았어요.” 야무진 데가 있는 아이니 어련하겠나. 소금을 적당히 써야 할 것인데. 잘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걱정이다.

 

내내 그 겉절이가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소금은 제대로 들어갔을까. 너무 절어서 짠지가 되지는 않았을까. 고춧가루는 적당히 넣었을까? 밤벅이 되지는 않았을까? 저녁 무렵에 카카오톡으로 사진과 문자가 왔다.

와아~! 내 생애 첫 겉절이!!!!”

대 성공이예요^-^ 완전맛있다능ㅎㅎㅎ.”

우와~! 보기에도먹음직스러워보인다. 걱정했는데^^”

한 포기 절였더니 얼마 안 되네요. 엄마아빠가 가까이 사셨으면 제 첫 작품 드셔보시라고 쫄래쫄래 들고갔을 텐데^-^”

그러게^^”모녀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진다.

 

미국에서는 모레가 땡스기빙 데이예요.”

오늘부터 연휴예요.”

우리는 칠면조를 안 좋아해서 닭을 사다 놨어요. 영계로 두 마리.”

그건 류서방이 맡아서 닦달할 거예요.”

신랑을 부려먹을 모양이다. 허긴. 솜씨로 말하자면 내 딸보다 사위가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이제 좀 있으면 또 사진이 전송돼 오겠지.

엄마~! 요렇게 됐어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