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서의 하룻밤이 지나간다
밤새 장작으로 지핀 보일러방은 산속에 모든 향기를 내몸으로 전달해오는것 같았다
산속에 아침은 캄캄하다
아침 햇살이 일찍오고 싶어도 푸른 나무들이 무성하게 자라 햇볕을 가리운다.
아침 이슬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밤나무 도토리 나무밑이 궁굼하다
멍멍이는 낯선 손님에게도 사람이 그리운지 짖어대지도 않는다
꼬리치고 졸졸 따라다닌다.
울친구는 일찍일어나 묵을 쑤고 나는 장화를 신고 산속으로 걸어갔다.
얼마나 많은 밤들이 떨어져 벌레하고 장난을 친다.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누런 알밤 껍질에는 톱밥 같은 벌레 똥들이 꽃을 피워댄다.
하나 주워 들고보면 벌레가 먹었고 또 하나 주워보면 또 벌레가 이긴 흔적이 가득하다.
알밤은 내손에서 계속 풀밭으로 던져지고 오며가며 엎디어 줍다보면 주웠던것 또 줍고
던져지고 말못하는 알밤은 아프겠다. 미안해라
하나둘 주머니 가득 줍다가 한쪽 주머니엔 도토리를 줍는다.
어릴적엔 산속에서 도토리를 줍다가 다 줍고 나면 돌멩이 로 나무를 킁하고 때렸었다
그때는 철이 없던 때라 나무가 아플까 그런생각을 하지 못해
살아있는 나무에 도토리를 주으려고 때렸던 것이다.도토리 나무나 밤나무 한쪽에는
돌로 맞은 자욱들이 넙적하게 얼굴을 만들었었다.
지금 같으면 도저히 할수가 없는 일이다.
나무도 얼마나 아플까
우리를 지켜주는 고마운 나무
다람쥐에겐 먹을것을 만들어주고 사람에겐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는 도토리 나무
노래도 만들게 해주는 아름다운 추억에 착한 도토리나무를 바라보며 노래를 해본다
산골짜기 다람쥐 아기 다람쥐
도토리 점심가지고 소풍을 간다
다람쥐야 다람쥐야 재주나 한번 넘으렴
팔딱 팔딱팔딱 그거 참말 좋구나
그렇게 아침 한시간은 훌쩍 지나가 버린다.
저만치 친구 남편이 부른다. 아침 먹으라고
산속에 오니 나는 놀구 친구는 밥을 해주고 멍멍이는 좋아서 졸졸 따라다니고
참 좋다 누군가 날 위해 아침상을 차려주고 기다려주고 뭘해줄까 궁리를 하고
아 ! 행복하다 마음 따뜻한 친구가 한없이 고마웠다.
내려가니 식탁위에 산골에 아침상이 풍성하다
북어국에 생표고 넣은 밥에 달래간장에 들기름 표고장조림 밭에서 뜯어온 배추 겉절이
너무 맛이 있어 보기만해도 배부르다
셋이서 아침을 맛나게 먹고 커피도 한잔 마시고 산속에서 따온 감도 먹고
짜잔...................................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야 하고 팔을 벌려 떠오르는 태양을 안아본다.
밭이 많지 않아 할일도 없고 친구랑 배추밭위로 올라가 김장 배추와 무우도 솎아주었다.
친구는 혼자 다듬는다고 배추고랑에 냉이를 뜯으란다. 이쁜 추억 많이 만들랜다.
파란 냉이가 가득하다
두주먹은 뜯었다.
10시가 지나간다.
그다음 옷을 챙겨입고 오늘은 설악산에 가잰다. 속초가서 옹심이도 먹자고 한다.
차를 타고 설악산 흔들바위를 보러갔다 처음가보는 설악산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20여분쯤 걸어올라가니 바위절벽이다
난 무서워 아래서만 있다가 사이사이 빨갛게 물든 단풍들만 구경했다.
커피도 사서 마시고 산위에서 마시는 커피는 일품이었다.
단풍풍경이 커피 받침이요 단풍은 커피 향이로다
우와 친구 덕분에 가을 설악산 구경도하니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우리는 내려와ㅏ 속초로 내려오다 길가에 천원만 주면 족욕을 하는곳이 있어
거기도 잠깐 들러 족욕을 했다. 따끈한 온천수라고 하는데 부담없이 앉아 브라보콘도 먹으며 참 좋았다.
이제는 속초로 간다
속초 중앙시장에 들러 감자 옹심이를 먹으러 갔다 처음 먹어보는 감자 옹심이
며칠전 서울에서 티비를 보는데 감자옹심이가 나왔는데 먹고싶었었다.
뚝배기에 감자옹심이가 나왔다.
감자 수제비 칼국수 몇가닥이 함께 우어러진게 옹심이다.
한입 뜨는순간 우와 정말 맛이 있다.
남편 생각도 났다. 불지만 않으면 한그릇 사다가 남편도 먹게 해주고 싶었다.
맛나게 먹고 동명항에 들러 바다구경도 하고 파도가 바위에 부딛쳐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는것도 보았다.
오늘밤은 파도와 설악산 단풍과 감자옹심이가 내가 잠자는 방 천정위에서 나랑 신나게 놀아줄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