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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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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아름다운것이 아니다


BY 김효숙 2017-10-03

힘들게 살아온 날들

겉으로는 아무렇지도 아니한 척

늘 웃고 그랬다

봄이면 텃밭상자에 씨앗뿌리며

행복하다 웃었고

여름이면 꽃이 피는것을 보며

아 행복하다 웃었고

가을이 오면 늦게까지 남아있는

꽃을 보며 나랑 같이 있고 싶은가보다

내 모든삶을 알고 있는 백일홍이

내곁에 날 지켜주는것 같아 웃었다.

그런데 말이다.

 

추석 전날

어젯밤도 어깨가 아파 잠을 설치고

인터넷 찾아보니

유방암 수술후 팔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임파선 자른곳도 찌릉찌릉 아프다는데

내게도 그런 아픔이 가끔씩 바늘처럼 느껴진다.

 

큰집에 가야하는데

늘상 음식을 다섯가지는 만든다.

팔이 아프다고  못해간다고 나도 소리지르고 싶다.

하지만 형제들 모이면  맛있게 먹이고 싶어

아픈몸 이끌고도 한가지라도 더 해가고 싶은 내맘

 

남편은 자기가 썰어준다고

아니 썰어주어야 음식한다하니

한시간은 썰어주었다

종일 만들고 볶고.....

 

홈플러스에 가서 생선초밥 스무개 사가지고와

점심 저녁겸 먹었다

난 또 일하고 8시가 되어간다

저녁은 먹어야지

별 생각 없다하나  김싸서 간단히 둘이 먹으며

세상에 이렇게 먹는 집은 우리집 뿐일게다

둘이 먹으며 웃었다.

 

딩동 아들 친구엄마가 사과 한상자를 들고 왔다가 갔다.

남편에게 그 사과 누구좀 줘야겠다했다

왜?

응  언젠가 주택부금 밀린거 얼른내고 장기전세 신청해보라고

날 이뻐하는 권사님이 주셨다고 했더니

뭐가 힘들어 거지같이 받았냐고 뭐라한다.

기가 막혀서

3년을 집에서 놀때 7시면 나는 나갔다 밤 9시에 와서

받는 월급 그것으로 살았다.

경조사 나가는 돈도 만만치 않고

힘들게 벌어도 남는돈은 하나도 없고

혼자 많이 울었다.

신발이 구멍이 날정도로 종일 왔다갔다

발바닥이 아프도록 아이보느라 힘들었다.

 

그래도 단한번 신경질 안내고 늘 웃으며 살았다

인내  ?  그게 바보짓이다

때론 버럭  힘들다고 소리도 지르고 싶었다.

1996년 보증으로 다 잃어버리고

참 힘들게 열심히 살았다.

쉬지도 않고 돈을 벌었지만 맨날 허당이었다.

그래도 참아내고 웃었다

 

너무 힘들때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차라리 암이라도 걸려서 보험타면 보험대출 빚도 갚았으면 좋겠다.

마이너스 통장도 갚으면 좋겠다.

하고 생각했는데 진짜   암이 걸렸고 보험 타고 은행빚도 갚고

보험회사 빚도 조금 갚았다.

 

병원비도 조금을 내어도 몇백은 들어간거 같다.

아무말도 하기 싫었다.

항암치료 받을때 택시타고 가고 배고프면 뭐라도 가끔씩 사먹고

이젠 없다....

취업한 그이는 일주일에 한번 집에 온다.

말안하면 나는 늘 돈이 많은 사람인줄 안다.

말 안하면  샘솟는 샘물 주머니인줄 안다.

 

신경질이 나고 화가 난다.

아무리 잘해주어도 말한마디에 화가치민다.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그런 생각이 드는 밤이다.

 

인내.....그건 바보짓이고 병드는 지름길이다.

말하고 싶을땐 말하고

화가 날때는 화도 내고

소리지르고 싶을때는 소리지르며 살아야 맘속에 화가 병이되지 않는다.

 

밖으로 뛰쳐나가 소리지르고ㅗ 싶다.

나 아프다고 큰집에도ㅗ 안간다고 소리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