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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환상


BY 만석 2017-09-26

꿈의 환상-그랜드 케니언

(7/14) 나는 시방 ‘네바다’주를 들러서 ‘아리조나’주로 향하는 중이다. 네바다주와 아리조나주에 걸쳐있는 후버댐을 탐문했다. 그 위엄은 내 상상을 초월했다. 콜로라도강유역의 후버댐은 1931년에 6년 계획으로 공사를 시작했다 한다. 그러나 공사는 4년 만에 끝을 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대를 건 곳은 ‘그랜드케니언’이었다. 그 웅장함을 들을 때마다 동경하는 마음을 가졌었다. 누구라도 입을 열어 그 장엄함을 칭찬했고, ‘반드시 가서 보아야 할 땅’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방 이 ‘그랜드 케니언’을 향하는 중이라 ‘후버댐은 작은 옵션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그 장엄함이라든가 관광객을 헤아려 보면서 마음을 접었다.

 

기가 막히게 더운 날씨였다. 화씨117도. 섭씨로 45도 정도라 한다. 휴~. 숨이 팍팍 막혀오지만 땀은 흐르지 않았다. 이 찌는 듯한 어디에 ‘아이스 바’가 있더란 말인가. 누구라도 볼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무더운 날씨에 장엄함에 짓눌려서일까. 현기증이 일었다. 큰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서둘러 그늘을 찾았다. 대형 선풍기 아니, 에어컨을 가동하는 모양이어서 시원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공사 중에 목숨을 잃은 강아지를 묘비로 세웠 놓았다면, 혹 이런 큰 공사에 희생된 인부는 없었더란 말인가. 제~길. 나는 이럴 때마다 내 알량한 영어실력을 한탄할 밖에.


어지럼증은 내색을 하지 못했다. 모두에게 비상이 걸릴 테니까.

‘그랜드케니언’으로 무사히 이동을 했다. ‘그랜드 케니언’빌리지 안에 있는 ‘마스윅랏지’에 여장을 풀었다. 서부영화에서 봄직한 그림 같은 모양의 숙박소. 말이나 두어 마리 매어 놓음직도 한데 말이지. ‘OK목장의 결투’가 곧 벌어질 듯한 석양을 받고 있어서 더욱 운치가 있었다. 저녁식사를 하고 마당에 돗자리를 폈다. 석양이 걷히자 하늘이 너무 맑고 별이 유난스럽게 반짝거렸기 때문이었다. 돗자리에 누워서 북두칠성과 북극성을 찾고 은하수에 마음을 띄웠다. <그리피스>천문대의 ‘퐆포네타리움’을 생각했다. 이렇게 광활한 천체였다는 말이지. 큰곰 작은 곰을 그리며 잠시 동심으로 돌아갔다.

 

(7/15)새벽 4시 반에 기상을 했다. Mather포인트에서 해돋이를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어제는 너무 늦어서 만나지 못했을까. 야생의 사슴들과 반가운 조우를 했다. 하마터면 뽀뽀를 할 뻔.
정작 해돋이를 보는 것은 실패를 했다. 구름이 끼어서 약간의 구름 위로 솟은 태양을 보는 것으로 대신했으나 이것도 어딘가. 내가 복이 많아 아이들 덕에 이리라도 ‘그랜드 케니언’에서 넘실거리는 태양을 안았지 않았는가 자위를 한다. ‘그랜드 케이넌’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집으로 돌아가면 커다란 액자에 담아 거실 벽에 걸어놓을 걸작을 찾는 중이었다. 어느 골짜기라도 족했다. 하나님은 어쩌자고 미국에만 이런 복을 주셨더란 말이냐.

 

이건 태초의 걸 작품은 분명히 아니었다. 창조주로부터 무엇인가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하사품임이 틀림없었다. 이렇게 광활한 땅덩어리도 그렇고, 이런 요란스러운 걸작품을 하사 하신 것으로 보아서 말이지. 떡시루를 엎어놓은 것 같은 켜켜의 오묘함.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둣한 팥물의 형상. 누구라고 그 위용을 말로 다 표현하리. 관광객 속에서 배경이 그럴사 한 곳을 찾느라고, 아차하면 큰일 날 자리도 만원사례였다. 과연 그 욕심이 일게 하는 위용이다. ‘외스트림’의 가장 서쪽은 민간 차량이 들어갈 수 없도록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 몸이 아무래도 이상하다. 어제, ’휴버댐‘에서 일었던 어지럼증이 공연한 엄살이 아니었나보다.

 

 

꿈의 환상                                                                   <그랜드 케니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