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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 영원히 깨질지어다 4


BY 러브레터 2017-09-20

짜잔!

드디어 우리 둘이 여행을 가는 날이다.

신혼여행을 가는것처럼 설레인다.

새벽 일찍 일어나 오빠가 사 준 원피스를 입고 거울앞에서 한참동안 셀카를 찍었다.

오빠랑 나는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다.

오빠가 너무 멋있다는 답글이 많이 달려서 기분이 너무 좋다.

혹시라도 오빠를 빼앗아 갈까봐 걱정이 되기도 한다.

은근히 우리 사이를 질투하는 사람이 많다.

하긴, 스타를 애인으로 두었는데 그 정도 질투는 애교로 봐줘야 하는거 아닐까 싶다.

헤어샵에서도 오빠만 온다고 하면 연예인이 온것처럼 하루 종일 난리가 난다.

서로 오빠 머리를 만져 보겠다고 해서 경쟁이 치열하다.

오빠 덕분에 여자손님이 많아졌다.

예약을 할때 오빠가 언제 오냐고 물어보고 오는 손님도 있다.

손님이니까 어쩔 수가 없긴 하지만 심술이 난다.

지금까지는 남자를 사귈때 한 달을 못넘기고 버리는게 기본이었다.

그걸 잘 아는 애들은 달력에다가 가위표를 치면서 오빠랑 헤어질 날만 기다린다.

이번에는 그렇게 한 달 사귀고 버리는 일이 없을것 같다.

지금까지 만나왔던 남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나도 나를 이해할 수가 없다.

오빠한테는 다른 남자들한테는 찾아볼 수 없는 끌리는 무언가가 있다.

자석처럼 확 끌어 당겨서 붙여 버리는 그 강력한 감정에 끌려 버렸다.

참 이상한 일이다.

지독하게 못돼 먹은 나를 오빠가 완전히 새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다.

오빠를 만나고 나서부터 일도 더 열심히 하게 되었다.

덕분에 피부관리샵도 새로 열어 잘 되고 있다.

오빠가 우리 샵 모델이다.

대출금 갚기가 빠듯하긴 하지만 오빠가 곁에 있어 힘이 난다.

엄마가 힘들때는 쳐다보지도 않고 버렸던 아버지란 인간이 이제서야 아는척을 한다.

도둑질을 한 건지 벼락을 맞은건지 부자가 되어서 내 앞에 나타났다.

그런 파렴치한에게 빚을 지기 싫어 매달 대출금을 갚고 있다.

남들은 배부른 소리한다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사전에 아버지란 단어는 지워 버린지 오래다.

오빠도 아직은 아버지의 존재를 모른다.

 

 

해신이가 변했다.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 버린 해신이가 낯설게 느껴진다.

해신이에게 아버지가 있었다니 놀라운 사실이다.

더군다나 부자 아버지라니!

그런 부자 아버지에게 신세 지기 싫어서 대출금처럼 갚는다고?

해신이 엄마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밀린 병원비 때문에 쫓겨나 며칠을 앓다가 돌아가셨다.

저주만 퍼붓던 해신이에게서 존경심이 묻어난다.

아무리 미워하고 저주하는 그 마음으로 돌아가려고 해도 얼음처럼 붙어 있다.

왠지 그 사랑이 오래 갈것 같다는 생각이 엄습해 온다.

깨져야 할 사랑이 점점 더 끈끈해지고 있다.

지금도 꿀 떨어지는 눈꼴 시린 사진이 속사포처럼 올라오고 있다.

여행가방까지도 커플색으로 맞춰 폼나게 끌고 다닌다.

모자도 썬글라스도  운동화도 커플이라는 걸 자랑하기 위해 당당하게 드러낸다.

째깍째깍

해신이가 부정하던 디데이 달력은 딱 일주일 남았다.

일주일 후에도 과연 저 사랑은 계속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