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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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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랑 영원히 깨질지어다 3


BY 러브레터 2017-09-19

달달한 사랑은 아무나 하면 안되는거니?”

왜 누구는 아픈 사랑만 해야 하고

 누구는 달다 못해 꿀 떨어지는 사랑을

해야 하는 거니?

사랑도 사람을 차별하는 이 세상에서 맞는 아침이 너무 슬프다!

친구야! 너는 슬프지 않니?”

 

커피잔의 커피가 식는 줄도 모른채 한참동안 그렇게 혼자서 중얼거린다.

친구는 어제와 똑같은 모습으로 그렇게 우두커니 의자에 앉아 멍하니 벽만 바라보고 있다.

무의식의 세계속에 빠져 사는 곰인형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아침공기가 차다. 징그러운 바퀴벌레 커플들이

꿀 떨어지는 사랑을 속삭이기에 딱 좋은 서늘한 날씨다.

저기 멀리 전봇대에 기대어 입맞춤을 나누는 커플이 눈에 들어온다.

아침은 누구에게나 상쾌하지 않다.

인생의 유일한 낙이자 삶의 위로가 되어 주는 커피마저 바닥을 드러내는 슬픈

빈곤에 긴 한숨이 메아리친다.

가난 앞에서 사랑은 사치일 수밖에 없다.

해바라기처럼 바라보는 사랑은 아픔만 남겨줄 뿐이다.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같은 사랑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싱크대를 여기저기 뒤져 보아도 인스턴트 커피 한 봉지 나오지 않는다.

유일하게 사치를 부리던 원두커피를 끊어야겠다.

커피라는 이름마저 사치가 되어 버릴까 겁이 난다.

홈쇼핑에서 제일 싼 믹스커피 백개짜리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마침 행사기간이라 더 싸게 살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즐겨 마시던 원두커피는 눈물을 머금고 기억속에서 지워 버린다.

눈으로라도 마셔 보지도 못하는 커피를 즐겨 보기 위해 손가락을 이리저리 움직여 본다.

그 인간이 즐겨 마시던 커피가 눈에 들어온다.

전문 커피가게에서도 한 잔에 만원이 넘는 엄청 비싼 원두커피다.

도대체 무슨 맛이길래 그렇게 비싼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양이 너무 적어 몇잔만 내려 마시면 금방 바닥이 나 버린다.

덕분에 한 달에 커피값이 무지하게 많이 들었었다.

돌이켜 보면 그 인간과의 지난 시간들은 사랑을 빙자한

 노예로 지내야 했던 억울한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보상받을 수는 없을 것 같다.

강요하지 않은 혼자만의 사랑으로 시작한 것이기 때문이다.

말도 없이 떠나준 그 인간에게 고마워해도 되는 이 순간에

여전히 미련스럽게 사랑을 꿈꾸고 있다.

 발바닥에 가시가 박혀 피가 흐르는 줄도 모르고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기 위해 애를 쓴다.

 

 

친구야! 내가 너무 어리석고 바보같은 걸까?”

보상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다시 지옥으로 뛰어드는 내가 멍청한 걸까?”

지옥에도 행복이 존재하지 않을까?”

 

친구의 털이 뽀송뽀송한 팔을 부여잡고 수없이 질문을 던지고 또 던져 본다.

여전히 불빛에 반사되는 플라스틱 눈을 벽에 고정한 채

우두커니 의자에 앉아 있다.

따사로운 햇살 한 줄기가 사라지고 빗방울이 소리없이 창문사이로 다가온다.

내일은 해신이와 그 인간이 여행을 가는 날이다.

부디 그것들의 사랑에 저주를 내려 주소서!

이루어지지 말지어다!

깨져버릴지어다!

부서져 버릴지어다!

사랑은 모두에게 행복을 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