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바 검프 쉬림프
TCL차이니스 시어터를 구경하고 ‘Walk of Fame’을 지나 우리는 간단한 요기를 하고 ‘산타모니카’해변으로 이동했다. 바닷가를 배경으로 역시 질펀한 상혼이 펼쳐졌다. 초상화를 그려주는 사람들, 즉석 조각을 만들어 내는 이들 판토마임을 벌리는 사람들까지 볼거리가 많다. 나는 외국의 관광지를 다니며, 특히 해변을 걸으면서 우리의 한강을 생각한다. 한강도 이렇게 관광사업을 좀 대대적으로 일으키면 ‘산타모니카’만큼은 아니어도 한결 좋은 관광자원이 도지 않겠느냐는 말이지.
‘부바 검프 쉬림프’는 초만원을 이뤄 2시간을 기다리라 했으나, 운이 좋게 마침 일어나는 팀이 있어서 새우튀김 요리로 저녁을 먹었다. ‘부바 검프 쉬림프’는 새우튀김요리 전문점이었다. ‘포레스트 검프’이미지 좀 갖다가 만든 레스토랑이라고 생각했으나, ‘포레스트 검프’가 극중에서 새우잡이로 성공을 해서 차린 레스토랑이 바로 이 ‘부바 검프 시림프’ 라고 한다. 실제로 검프 와이프가 결혼식 때 입었던 드레스도 전시 되어 있었다.
그런데 미국이란 나라는 참 여유로운 나라다. 경제적으로도 그렇겠으나 시간적으로도 여유롭다 못해 나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손님들이 장사진을 치거나 말거나 일단 안내를 받아 좌석에 안고나면 한바탕 수다를 떨어야 음식을 주문한다. 음식이 나오고 식사가 시작 되면 수다가 반찬이다. 식사가 끝나고 포그와 나이프를 내려놓고도 수다가 한창이다. 홀 서비스의 눈치를 보는 일도 없고 열을 지어 기다리는 손님들도 눈을 찌푸리는 이들도 없다. 자기도 그럴 테니까.
그냥 이렇게 ‘포레스트’와 이별하기가 아쉬웠다. 다시 해변을 걸었다. 아직 여름의 절정이었으나 해가 저물고 어두워지자 한기가 느껴졌다. 아무리 들여다봐도 조각가의 손놀림이나 거리의 공연은 일품이었다. 너무나 깊이 빠져 들었나보다. 사위가,
“기념으로 초상화를 하나 그리게 할까요?”한다. 하하하 웃고 말았지만, 것도 좋은 기념품이 될 만했다. 거리의 악사나 가수들이 나름 자기 나라에서는 이름을 날리는 유명인 이라지? 그러구 보니 음악의 무뇌한인 내가 듣기에도 퍽이나 아름다운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일부러 시차적응에 신경을 쓸 필요가 없겠다. 누우면 저절로 눈이 감기겠는 걸. 그나저나 나와 영감은 새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즐겁겠으나 딸내외는 괴롭겠다.
“아니요. 우리도 ‘산타모니카’며 ‘포레스트 검프’는 처음이예요.”
“우리도 나름 바쁘게 산답니다.”
“엄마 아빠 덕분에 특별휴가를 갖는겁니다요 하하하.”그렇겠지. 누구 딸네민데.
‘ 부바 검프 쉬림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