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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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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낙엽지는 겨울오후5


BY 러브레터 2017-09-11

철거된다니 너무 슬퍼요!

여기 국수 먹으려고 학교 끝나자마자 달려 왔는데

이제 어디 가서 이런 맛있는 국수 먹나요?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국수집

추억이 묻어나는 국수집

다시는 먹을 수 없어서 슬퍼요!

 

 

슬프고 우울할 때 먹던 매콤한 비빔국수

먹고 싶어도 못먹어서 슬픈 국수

내일은 뭘 먹지?

 

 

하루의 피로를 확 풀어주는 국수 한그릇

이제는 뭘로 풀지?

 

주머니에 돈이 없어도

술 한 잔이 생각날때마다

반갑게 맞아주는 국수 한 그릇

그리고, 이모의 반가운 얼굴

이제는 추억이 될 것 같아 슬프다

 

 

내일은 뭐 먹지?

이번달 카드값 빼면 굶어야 하는데

이모가 삶아주는 맛있는 국수

싸고 맛있는 국수 한 그릇

이젠 못먹어서 슬프다

 

 

 

주머니에 돈이 없어도 소주 한 잔 생각날 때

반갑게 맞아주던 국수 한 그릇

이모의 환한 미소가 그리울 것 같다

 

 

여기 사장부부가 참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었어!”

고생도 참 많이 하고 좋은 일도 많이 했지!”

주말마다 우리같은 노인네들 불러다가 무료로 대접도 해주고 그랬지!”

그래도 돈 많이 벌었다고 하니 다행이야!”

처음에는 돈 없어서 사채까지 빌려서 시작했는데 워낙 맛있게 하니까 금방 갚더라고!”

너무 착실하게 돈을 갚아서 이자까지 깎아 줬다니까!‘

취직이 안되서 돈이 없어도 그냥 와서 공짜로 얻어 먹고 갈 수 있는 곳이었지!”

참 착하게 살던 양반들이야!”

 

이력서를 몇백장씩 써야 했던 지난 백수시절

외상으로 국수 한 그릇 먹을 수 있는 정을 나눌 수 있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우리 국수집

 

낡은 간판이 전해주는 훈훈한 정이 그리워 옹기종기 둘러앉아 마지막 국수의 정을 나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