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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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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사랑을 원했어3


BY 러브레터 2017-09-10

 



드르륵

삐리리리!

 

알람시계가 울리기까지 아직 한 시간이나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핸드폰은 미친 듯이 쉰새벽 요동을 친다.

밤새 뒤척이고 겨우 잠을 자려고 안간힘을 쓰던 노력은 물거품이 된채

포기하는 마음으로 원망스러운 액정화면을 노려본다.

순간 저기 멀리 울리는 새벽굿을 알리는 징소리에 장단 맞춰 머리를 벽에 박아 버리고 싶었다.

이미 떠나 버린 현실 속의 남자친구였던 그 인간이 인터넷 세상속에서는

 아직도 남자친구로 떡 하니 존재하고 있었다.

어제 지우겠다고 굳게 다짐하며 그 인간과 끊어 버렸던

사이버 인연의 끈을 미련스럽게 부여잡고 있다.

쉰새벽에 내장을 뒤집어 놓으며 감성에 횃불을 지피던 해신이의 사진을

떡 하니 올려 놓으며 닭살 돋는 연애편지를 길게도 올려 놓았다.

 

덕지덕지 눈꼽이 달라붙은 눈가에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린다.

그 인간한테 그렇게 받고 싶었던 달달한 연애편지를

매일 받고 있는 해신이를 더 용서할 수가 없다.

억지로 양보하려는 마음이 다시 유턴중이다.

 

 

언제 봐도 천사같은 모습의 그녀가 커피를 마시고 있다.

처음 만났을 때 커피 한 모금에 인상을 쓰던게 생각이 난다.

커피 전문점에서 바닐라라떼나 카라멜 마끼아또가 아니면 주스만 마시던

그녀가 나를 위해서 커피와 친해졌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고맙다.

어제 택배로 액상커피머신이 도착했다.

공부하다가 자기 생각날때마다 마시라는 작은 카드와 함께 ..

 

 

해신이가 보낸 커피머신 사진이 올라와 있다.

나한테도 그렇게 사달라고 조르던 그 커피머신을

 드디어 해신이한테 받아냈다.

한 번도 고맙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 인간이 저렇게 쉽게

고맙다는 말을 할 수 있는건지 신기하기만 하다.

고맙다는 말도 사람을 차별하면서 하는건가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난다.

베란다에 쳐박혀 있는 커피머신을 슬픈 눈으로 멍하니 바라봤다.

당장 중고시장에 올려 놓아야 할 것 같다.

꿀 떨어지는 눈빛의 커플의 사진을 아무리 보고 있어도

 가식적인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저것들이 이번에는 진짜 사랑을 하고 있는걸까?

벽에 걸어 놓은 유통기한을 알리는 달력은 일곱 개째 가위표가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