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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의 40대 직장 여성과 MZ직원과의 싸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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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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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사랑을 원했어2


BY 러브레터 2017-09-07

 



 

뭐 해?

우리 커피 한 잔 할까?

보고싶어!

 

무슨 짓을 하는거지?

 

후회를 할새도 없이 엄지손가락은 전송버튼을 눌러 버렸다.

그 원수같은 인간은 아직도 가슴속에 사랑 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아무리 미쳤다고 머리를 쥐어박고 소리를 질러도 여전히 지워지지 않는다.

 

미안해!

잘못 보냈어

해신이랑 행 복 하 길 .....

 

차마 행복하길 바란다는 말을 다 하지못해 전송버튼을 취소해 버리고 만다.

뭐가 그렇게도 미안한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미안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마이너스 통장까지 만들어 가면서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

그런데도 돌아온건 뒷목 잡고 쓰러질 배신뿐이다.

여전히 sns 대문사진에는 해신이와 둘이서 꿀 떨어지는 눈빛으로 찍은 사진이 자랑스럽게 걸려 있다.

 그 사랑이 언제까지 가는지 디데이를 정했다.

한 달 안에 깨진다에 한 표 던진다.

해신이는 어릴때부터 남이 가진건 꼭 빼앗아서 자기걸 만드는 못된 심술보를 가진 애였다.

한 번은 앞집에 사는 여자아이가 가진 인형을 빼앗으려고 계단으로 밀어버려

다리가 부러지게 한 일도 있었다.

그 여자애 아버지가 경찰이라 식당에서 일을 하던 해신이 엄마가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를 받아야 했다.

그 날이 하필이면 그 여자애 생일이었다.

가족끼리 생일파티에 가려고 예쁘게 드레스를 차려 입고 인형을 가지고 나가던 모습이

 심술이 나 계단으로 밀어버린 해신이는 동네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그 여자애는 다리뼈가 부서져 대수술을 하고 이민을 갔다는 소문이 있다.

학교에 다닐때도 남한테 지는걸 싫어해 공부 잘 하고 싸움도 잘 하는 일진으로 통했다.

해신이가 싫어하는 아이가 공부를 더 잘 해 한 문제라도 더 맞으면

조용히 뒷골목으로 불러 분이 풀릴때까지 두들겨 팬다.

마음에 드는 남자친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 남자로 만들고 빼앗아 버린다.

 

 모든걸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으로 만들지 못하면 미친 아이처럼 난리를 친다.

그런 아이가 한때는 내 애인이었던 그 인간과 사랑을 속삭이고 있다.

남자라는 존재들은 여자가 예쁘기만 하면 프리패스인걸까?

해신이는 그 프리패스 덕분에 가면을 쓰고도 공주대접을 받으면서도 잘 살고 있다.

그 가면뒤의 추악한 모습은 전혀 알려고도 하지 않은채 눈앞에 보이는 화려함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채 허우적거린다.

해신이가 정한 유통기한이 지나면 처참하게 버림받고 괴로워할거란걸 눈치채지 못하고

 선택받은 기쁨에 취해 바보처럼 넙죽 엎드려 충성한다.

한 달, 그 한 달이 지나면 지겹다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던져 버린다.

버림받았다는 슬픔을 못이겨 편의점 소주병이 동이 날 정도로 마셔대는 순진한 남자도 있었지만,

복수하겠다고 칼을 갈고 찾아와 난리를 치던 남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겁도 없이 남의 남자를 빼앗아 신이 나게 가지고 놀다가

 유통기한이 지나면 던져 버린다.

그 인간도 어김없이 쳐 놓은 덫에 걸려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우리 이쁜 해신이

 

커피잔을 들고 우아한 척 똥폼을 잡고 있는 그녀의 사진이 올라와 있다.

참고로 해신이는 커피를 징그럽게 싫어한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다 들으라고 큰 소리로 그렇게 쓰고 맛없는 걸 왜 마시냐고

 투덜대는 용감무쌍한 사람이다.

그런 해신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갓 볶아 뽑은 커피를 예쁘게 마시는 척

쇼를 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그것도 그 인간이 제일 좋아하는 킬리만자로 커피를 마시면서 분위기를 잡는다.

 사진 찍은 다음에 화장실에 가서 몰래 뱉어 버렸을지도 모른다는 혼자만의 상상속에 빠져 든다.

절대로, 절대로 커피를 그렇게 맛있게 마실 리가 없는 해신이다.

지금 저 사진속의 모습은 가식적인 연출이다.

 

 

드르륵

삐리리리리

 

지각이다!

헐레벌떡 일어나 시계를 보니 해신이가 보낸 메시지다.

 

이런 못된 지지배 같으니라고!

 

입에서는 수없이 욕이 나오면서도

손가락은 메시지를 확인하기 바쁘다.

그녀와의 친구사이를 진작에 끊어버리지 않은걸 가슴치며 후회중이다.

 

 

새벽 네 시

커피 전문점에 와 있는 해신이

어제 내 자기랑 마신 커피를 시켰다.

커피가 이렇게 맛있는거였나?

왜 해신이는 커피가 이렇게 맛있는 거란걸 모른걸까?

자기야! 해신이좀 혼내 주세요!

내 자기 덕분에 커피맛을 알았어요!

하트하트!

내 자기가 커피맛을 알려면 시럽을 넣는게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해신이는 커피에 시럽을 넣지 않아요!

 

 

쉰 새벽부터 개소리하는 저 지지배를 먼지나게 패주고 싶다.

매를 부르는 저런 글에도 좋다고 순식간에 하트가 수백개나 날아든다.

해신이는 관종인게 분명하다.

새벽 두 시에 간신히 잠들었다는 걸 무시한채 염장을 앞뒤 위아래 골고루 지르고 있으니

 어찌 하면 좋단 말인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발버둥치며 악을 썼다.

그래도 착하게 살았다고 나름 자부하고 있었건만 세상은 언제나 엄벌만 내리고 슬프게 한다.

야속하기만 한 이 세상이 싫어진다.

창밖에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커피 마시고 나오다가 벼락이나 맞아라!

 

드르륵!

삐리리!

 

출근시간까지 일분이라도 자려고 눈을 감고 있다는 걸 무시한 채 다시 핸드폰은 요란하게 난리를 친다.

 

비가 내려 우울한 해신이

 

눈물을 흘리는 척 개폼 잡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

미치려면 너 혼자 곱게 미쳐라!

제발 잠좀 자자!

잠좀!

넌 잠도 없냐?

 

 

핸드폰을 집어 던지려는 순간

아직 다 갚지 않은 약정요금과 밀린 고지서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핸드폰을 끄면 알람시간을 알 수가 없다.

다시 침대에 벌러덩 앞드려 이를 악물고 잠을 청한다.

그러나. 그 노력은 다시 박살나 버리고 만다.

 

드르륵!

삐리릭!

 

해신이와의 친구맺기를 취소해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