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가고 싶은데 있어? 자기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남편이 이렇게 이야기 하니 갑자기 생각이 나지 않아
"알.쓸.신.잡의 부여 어때? 전주는 넘 멀고...
아님 자기가 가고 싶은 데 가도 좋구"
떠나는게 목적이니 어딘들 어떠하리..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모두들 휴가를 떠나서 거리가 한산하다는 방송을 들으며
우리도 한산한 거리를 거쳐 목적지를 향해 열심히 고고씽~~
태안쯤 오니 점심 때가 되어 시장기가 돈다.
맛집을 검색해보자. 하면서
폰으로 검색을 하니 횟집이 몇 개 올라와 있다.
근처 맛집이라 금방 지나가게 되고
다시 검색을 하니 간장게장 전문점인
'화해당'이 뜬다.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꽃 화, 게 해..꽃게의 한자 말이란다.
알고보니
미슐랭가이드도 인정한 맛집이란다.
한국 3대 게장집으로 수요미식회에서도 나왔다는데..
외관과 실내가 깔끔해서 맘에 들었다.
간단하게 계란찜과 풋고추 전이 나오고
그다음 메인 메뉴 간장게장과 기본 찬이 나온다.
내입에는 조금 짜지만 정갈하다.
남편은 아이들과 함께 여행 했던 변산반도 쪽에서 먹었던 칠갑산 게장이 더 맛나다하고
난 여기 게장이 좀 더 싱싱한 맛이라고 하고..
그런데 나중에 등장한 7,8명의 사람들
우리 건너편 식탁에서 식사를 하는데
넘 시끄럽게 떠들어 좀 귀에 거슬렸다.
공공장소에서 좀 더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한 모습이었다.
건물 입구에는 배롱나무 꽃이 만발하고
백일홍도 예쁘게 피었다.
너희들도 절정이 가장 아름답구나.
이글거리는 태양을 수습하기 어려우니 선글라스에, 모자까지 무장을 하고
천리포 수목원에 드디어 도착.
'푸른 눈의 한국인'인 고'민 병갈' 설립자의 40여년의 정성과 노력으로 이루어진
천리포 수목원은 아시아 최초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수목원으로 선정 되었단다.
자연을 사랑하신 분이라 인상도 포근하고 좋다.
이국땅에서, 물론 귀화하신 분이지만 큰 일을 하고 하늘나라로 가신 분이라
참 대단하다 싶다.
이번 여름엔 수국과 연꽃 호랑가시 나무들이 볼 만했다.
주요 나무가 목련, 동백, 단풍, 호랑가시, 무궁화라는데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다.
다시 태어나면 개구리가 되고 싶다던 민원장의 남다른 생태계의 사랑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그럼 난 무엇으로 태어나고 싶을까?
예쁜 연꽃을 좀 더 예쁘게 찍으려다 앞에 놓인 데크를 발견하지 못해서
발목까지 접질하구..
그래도 이리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내니 발이 아픈 것도 모르겠더라.
다양한 수국들의 합장소리에 더위도 잊어버리고
걷다보면 호랑가시 나무들과 올레미 소나무, 잎이 큰 목련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니 흐르는 땀을 잠시나마 식혀 갈 수 있었다.
시원한 갤러리에서 소나무를 주제로 한 전시회도 맛 볼 수 있어 좋았지요.
한가로이 보이는 천리포에선
하루에 두번 썰물 때에는갯벌체험도 할 수 있단다.
테크 전망대에서 바라보며 주위를 둘러보니
뙤약볕 아래서 열심히 정원을 조성하고 나무를 심는 청년들이 보였다.
얼마나 더울까...
"더운데 수고가 많으시네요"
"감사합니다." 웃으면서 대답하는 그 청년들의 얼굴이
8월의 해바라기처럼 환하게 빛나서 보기 좋다.
개인적으로 우리아들도 저렇게 노동을 해서
노동이 무엇인지 노동의 댓가가 얼마나 뿌듯한지 알았으면 좋겠다.
수목원 안에는 가든 하우스도 있었네.
미리 예약해서 쉴 수 있는 곳인데
대부분 멋스러운 기와집이라 하루 묵고 싶은 생각도 든다.
어느 가족이 툇마루에 앉아 즐겁게 이야기하는데
아이들과 어울려 놀아주는 아빠, 엄마의 모습에서
행복이란 단어가 느껴진다.
이런 곳에서 아침을 맞이하면 그맛이 어떨까?
전방에는드넓은 천리포가 펼쳐져 있고, 양 옆에는 숲이, 뒤쪽에는 수련이 함께하는 연못이...
다음 기회를 기대해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