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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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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간 딸은 이쁜 도둑이라더니..


BY 마가렛 2017-08-03

엄마께 아침에 전화를 드리고 점심 시간 때쯤 남편과 친정집을 방문하면서

또 한번 티격태격했다.

우리 부부는 왜그리 작은일로 싸우는지, 아직도 신혼인줄 착각하는건 아닐텐데

별일아닌걸로 으르렁거린다.

친정집에 도착하기 전에 과일을 사려고 마트에 잠깐 들리자고 이야기했더니

알았다고 하던 남편이 전화를 받더니 마트로 안가고 곧장 친정집으로 가길래

마트로 가야 되는데 하면서 손가락으로 방향을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기분이 좀 언잖았는지 오히려 나에게 진작 이야기를 안했다고 한말씀 하시는데

이거야 정말 누가 잘못한건지...

 

친정엄마는 언제부턴가 아파트 경비실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

왜 이제 오냐며 하시는데 많이 기다렸다는 말씀은 하지 않아셔도 얼굴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식탁에는 벌써 찬이 차려져 있고 사위를 위한 삼계탕은 가스불위에서 구수한 냄새를 풍기며

은은하게 끓고 있었다.

찹쌀 듬뿍, 여러가지 재료를 넣은 삼계탕은 뼈가 그냥 빠져나올정도로 푹 익어서 살도 말랑하니 부드러웠다.

조금 큰 닭으로 삼계탕을 끓인 엄마는 당신 닭다리를 하나 사위에게 건네며 얼른 먹으란다.

옆에 앉아계신 아버지께는 살을 발라서 일일이 숟가락에 얹어 드리며

꼭꼭 씹어 드리라는 말도 잊지 않으신다.

울엄마. 진짜 아버지를 위하신다.

우리에겐 힘들다고 투정아닌 투정을 하시면서도 무뚝뚝한 아버지 옆에서 일일이 챙겨주시며

지극정성으로 떠받드는 엄마를 뵐 때 마다 참 대단하시다, 우리 엄마지만 정말 양처시다.

나도 나중에 저럴 수 있으려나..

 

오늘 친정방문은 남동생네가 휴가를 떠나서 부모님만 집에 계시니까 좀 찾아 뵈면 좋겟다는

남동생의 전화가 있어서 여동생과 방문하기로 계획한 날이다.

처음엔 여동생과 따로 가려고 했는데 엄마가 함께 모여 수다 떨어야 재미있다고 함께오란다.

그런데 남편도 휴가를 시작하는 날이라 남편도 함께 가자고 해서 방문했는데 나중에

여동생 나중에 도착했다.

여자 셋이 모이니 할 이야기가 끝이 없다.

아버지는 투병중이시니 식사 후에 주무신다고 안방으로 가시고 남편은 여자 셋이 편하게 이야기하라는 듯

쇼파로 가서 책을 보다가 가끔씩 꿀잠을 자는 듯 했다.

우리의 수다가 음악으로 들렸는지, 자장가로 들렸는지 ...ㅎ

 

엄마는 이야기를 잘하시고 좋아하신다.

여동생도 그점은 엄마를 닮은 것 같다.

이야기는 끝이 없지만 집으로 가려고 하는 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시는 엄마.

됐다고 괜찮다고 해도 싸고 또 싸서 주신다.

사서 잘 말린 육쪽 마늘, 닭한마리, 재워놓은 고기, 과일, 훈제 달걀, 많이 끓었다며 사돈 갔다드리라고 싸주신 삼계탕..

강남 사모님인 동생이 싸온 것을 또 나누어 싸주시니 괜히 동생에게 눈치가 보여 됐다고 해도 엄마도, 동생도

괜찮다며 자꾸 싸주신다.

거기에다 내가 대상포진으로 고생하신 걸 아시고 또 삼짓돈을 백에 넣어주시며 꼭 예앙접종도 미리 받고

좋은 약좀 지어 먹으란다.

딸인 내가 엄마를 챙겨야 되는데 매번 엄마께 이리 넘치는 사랑을 받으니 몸둘바를 모르겠다.

너무 고맙고 죄송하고 미안해서 할 말이 없다.

이쁜 도둑 딸은 오늘도 엄마가 챙겨주신 물건을 양손에 가득들고 또 찾아 뵙겟다며 현관문을 나섰다.

 

 시집간 딸은 이쁜 도둑.. 

 *엄마 닮은 은은한 향의 옥잠화